공동주택 수명을 늘리면서 입주자들의 주거복지 안정을 꾀하기 위해 ‘장기수선충담금’을 기금화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가 장기수선충당금을 거둬 공공 기금관리기관에 맡기면 관리기관이 이를 운용하고, 필요한 시점에서 보수공사나 설비개체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2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는 공동주택의 사용수명을 현재 20년에서 50년 수준으로 대폭 늘리는 내용의 ‘주택 장수명화’ 전략을 마련하기로 하고 건설기준과 관리기준 제ㆍ개정, 장기수선충당금 기금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동주택의 평균 수명을 늘리는 한편 생애주기에 맞게 체계적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도록 중장기 관리전략 연구용역에 나섰다”며 “신규주택의 설계가이드라인과 관리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일관성 있는 주택유지관리정책 추진을 위한 공공기구 도입ㆍ운영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먼저 주택 장수명화를 위한 건설기준 및 관리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SI(Support Infill)공법, 공업화주택 , 라멘기둥식 구조시스템 등 내부 구조변경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신규주택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설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신규 사업단지에서 시범사업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생애주기 관점에서 유지관리ㆍ리모델링ㆍ재건축의 연계성을 확립해 수명연장을 꾀하기로 했다.

　특히 공공 기금관리기관을 설립해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장기수선충담금을 공공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장기수선계획’이란 아파트의 생애주기를 내다보면서 그 기간 동안 수선이 필요한 시설물과 수선주기, 그에 따른 소요경비를 예측해 수립하는 수선계획을 가리킨다. 또 ‘장기수선충당금’은 아파트의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대규모 수선비 부담을 분산시키기 위해 주택 소유자로부터 매월 징수해 적립해 마련하는 재원이다.

　현행 주택법령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가 장기수선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장기수선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유지관리를 위한 자금으로 충분히 적립되는 경우가 드물고 그나마도 다른 용도로 전용해 사용되는 살계가 적지 않았다.

　장기수선충담금을 공공 기금화하면 이미 개별 아파트에서 시행하던 충당금 제도를 활성화ㆍ현실화해 관리사무소의 자의적 집행을 견제하는 한편 실제 노후주택의 유지관리에 안정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충당금 적립요율 기준이나 최소적립액을 법정화하는 방법, 기금 규모와 의무권한ㆍ감독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추가논의가 필요해 보인다”며 “이미 서울시가 2014년부터 장기수선충당금을 희망 단지부터 장기수선기금을 적립하고 2020년부터 모든 단지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밝힌 만큼 지자체와의 정책 조율도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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