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의 일부 공간을 별도로 구분해 대학생이나 독신자, 고령자 등 늘어나는 1~2인 가구에게 임대하는 세대구분형 아파트, 일명 ‘멀티홈’ 건설이 크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아파트 세대 내 공간을 분할해 실질적으로 2가구 이상이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인 ‘세대구분형 아파트’의 건설기준을 새로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5월, 85㎡ 초과 아파트를 30㎡ 이하로 분할해 임대하는 경우에 한해 세대구분형 아파트 건설을 허용하도록 ‘사업계획승인 업무처리지침’을 개정했었다. 이번 건설기준은 세대구분형 아파트 건설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가구별 규모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내부 설계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새로 마련된 건설기준에 따르면, 먼저 세대구분형 아파트의 가구별 규모제한이 완화된다.

　기존에는 85㎡ 초과 아파트에만 멀티홈 건설을 허용했지만 앞으로는 면적에 관계없이 허용하고, 임차되는 가구의 면적상한을 30㎡로 제한하던 것으로 폐지하되, 다만 최소 주거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14㎡ 이상으로 구획하도록 했다.

　독립적인 생활을 위한 설계기준도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멀티홈 내 임차가구의 설계 및 설비기준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임차가구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독립된 현관을 갖추고 △1개 이상의 침실과 개별 부엌 및 샤워시설이 구비된 개별욕실을 설치하며 △필요한 경우 주택을 통합사용할 수 있도록 세대간 통합가능한 연결문을 설치하고 △가스, 전기, 수도 등에 대한 별도의 계량기를 구비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부대ㆍ복리시설 설치의무는 완화했다.

　실제 거주가구가 늘어나더라도 멀티홈에 대해서는 종전처럼 1가구로 간주해 추가적인 부대ㆍ복리시설 및 주차장 설치의무를 면제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아파트 단지의 기반시설 부담이 과중하지 않도록, 임차가구수 및 임차가구 전용면적이 각각 전체 세대수 및 전용면적의 3분의 1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주차난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60㎡이하 멀티홈은 임차가구당 0.2대 이내에서 주차장 설치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축아파트 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을 통해서도 세대구분형 아파트로 적용할 수 있으며, 다만 리모델링 이외의 행위허가 등을 통해 기존 주택의 구조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 Q&A

　① 새 건설기준은 언제부터 시행되나? 종전 지침은 어떻게 되나?

　: 새 건설기준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사업계획 승인지침이 이달 14일 전국 지자체에 통보되며, 통보와 동시에 곧바로 시행된다. 작년 5월 31일 지자체에 전달한 ‘부분임대가 가능한 주택에 대한 사업계획 승인지침’은 폐지된다.

　② 준공된 공동주택도 새 기준에 따라 세대구분형 아파트로 변경할 수 있나?

　: 현관문ㆍ욕실ㆍ주방 등의 추가설치와 내력별 철거 등에 따라 구조 변경이 수반되므로 사용 중인 기존 아파트는 세대구분형 아파트로 변경할 수 없다. 다만, 구조안전 검토 절차가 수반되는 리모델링은 세대구분형 아파트로 변경할 수 있다.

　③ 기존의 세대구분형 아파트 적용대상(전용면적 85㎡ 초과), 단위세대 면적제한(30㎡이하)을 폐지하는 까닭은?

　: 가구원수, 입지여건, 해당지역의 수요특성 등에 따라 요구되는 세대구분형 아파트의 규모ㆍ유형이 다양하고, 업계에서도 수요자 요구, 주택시장 여건 변화 등에 따라 세대구분형 아파트 평면 등을 융통성 있게 계획할 수 있도록 규모제한을 폐지한 것이다. 앞서 LH에서도 최근 59㎡, 74㎡ 가구를 부분적으로 임대할 수 있는 평면을 개발하기도 했다.

　④ 실질적으로 거주하는 가구수가 늘어나는데 진입도로, 주차장, 운동시설, 기타 부대ㆍ복리시설에 문제가 없을지?

　: 현재 부대복리시설은 1991년에 제정된 주택건설기준에 의해 설치되고 있다. 그런데 평균 가구수는 1990년 3.70명에서 2010년 2.69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실제로도 부대ㆍ복리시설이 법정규모의 평균 120% 수준에서 여유있게 계획되고 있어, 실질적인 부족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⑤ 주차장은 거주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 현재 신규공급되는 아파트 단지의 주차장은 교통영향평가 등에 의해 통상적으로 설치기준보다 1.2배 이상이 설치되고 있다. 새 기준이 임차가구수가 전체 가구수의 3분의 1을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하고있는 만큼 별도의 주차기준 강화는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60㎡ 이하 주택은 가구당 설치기준이 낮아, 임차가구당 0.2대 이내에서 지자체가 기준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⑥ 별도의 현관, 설비시설의 설치 등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을 감안하여, 분양가 가산이 필요한데?

　: 새 기준에 따라 멀티홈을 공급하는 경우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건축비 가산비용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⑦ 적용 대상은?

　: 사업승인을 받는 20가구 이상 아파트는 이번 기준에 따른 세대분리형 아파트를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주차장 등 부대복리시설 설치 기준이 완화돼 있는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에는 적용할 수 없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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