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 미만 지방자치단체 적격심사 공사의 진입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시공경험 평가비중을 낮추고 가격 배점을 높여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예산절감 효과를 높이는 게 주된 목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책임자 김정욱 부연구위원)에 의뢰해 작성한 ‘지방 공공건설사업 신규사업자 진입 관련 제도개선 연구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이런 방향의 제도개선안을 최근 행정안전부에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KDI가 2008년 11월7일~2011년 9월28일까지 집행된 3382건의 지방 적심공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평균 입찰자와 낙찰률은 추정가격 2억~3억원 미만 378곳(87.76%), 3억~10억원 미만 438곳(87.76%), 10억~30억원 미만 300곳(86.79%)으로 단위공사당 300개 이상 건설사들이 경합했다.

　그러나 30억~50억원 미만 적심공사의 평균 응찰자는 191곳에 그쳤고 평균 낙찰률도 86.80%로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KDI의 평가다.

　KDI는 30억~50억원 미만 적심공사의 낙찰률을 0.01%포인트~0.04%포인트 낮추면 사업당 3229만원~9842만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10억~30억원 미만 공사 낙찰률도 0.03%포인트 낮추면 단일공사당 최대 7990만원을 줄일 수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낙찰률을 올릴 방안으로는 시공경험 평가기준을 완화해 신규 건설사 진입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추정가격 3억~10억원 미만 사업의 수행능력평가 점수를 현행 20점에서 15점으로, 10억~50억원 미만 사업의 수행능력평가 점수를 현행 30점에서 20점으로 각각 하향조정하는 대신 입찰가격 배점을 높여 적격통과 점수인 95점을 유지하자는 게 핵심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쟁제한 규제개선책의 일환으로 검토를 시작했고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행안부에 관련 예규 개정을 촉구한 상태”라며 “주무부처가 기존 업체의 역차별 가능성, 지역건설경기 활성화 등의 요소를 충분히 검토해 판단할 사항이지만 공정위 입장에서는 개선하는 쪽으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건설업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지방시회의 한 관계자는 “3억~50억원의 적심공사는 지금도 수백대일 이상 경쟁 아래 낙찰률도 낮아지는 추세인데, 경쟁을 더 붙여 공사비를 깎겠다는 것은 해도 너무 한 것 아니냐”며 “신규 진입업체와 기 진입업체간 입장 차이는 있겠지만 제도개선 목표가 낙찰률 추가하락을 통한 예산절감이라면 업계로선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제도개선의 키를 쥔 행안부는 지난 4월초 계약예규를 일괄 개정한 탓에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분위기다.

　행안부 관계자는 “관련 부처별 계약예규 개정수요가 축적되면 이를 한번에 개정하기 때문에 일단 공정위 요청안의 부작용이나 효과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반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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