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당국이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수급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반짝더위’가 며칠째 기승을 부리면서 하루 중 최대전력수요가 오후 3시에 발생한 날이 속출하고 있다.
일일 최대전력수요가 오후 3시에 나오는 건 한여름에나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전력비수기인 요즘은 오후 8시 전후로 하루 중 전력수요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전력거래소(이사장 남호기)에 따르면, 4월 25일과 27일 일일 최대전력수요는 각각 오후 3시에 기록됐다.
특히 27일은 서울기온이 29℃에 달할 정도로 더웠다. 에어컨 등 냉방부하가 가세하며 전력수요 상승을 부채질한 셈이다.
25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덥진 않았지만, 대낮에도 전등을 켠 곳이 크게 늘면서 수요증가를 이끌어냈다는 게 전력거래소 분석이다.
이날 최대전력수요는 6018만4000kW였다. 공급예비력은 548만kW가 있었다.
송광헌 전력거래소 계통운영처장은 “일반적으로 전력비수기인 봄,가을에는 일일 최대전력수요가 오후 8시경 발생하지만, 날이 무더워질수록 피크시간대가 오후 3시로 이동하는 경향을 띈다”고 말했다.
송처장은 또 “예년 같으면 기저부하를 담당하는 고리원전 1호기와 보령화력 1~2기가 이맘때 계속 돌아가야 하는데, 올해의 경우 여러 가지 문제로 발전기 3기에 해당하는 150만kW 정도가 빠져있는 상태로 전력수급을 조절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4월 30일과 5월 1일도 서울기온이 29℃까지 올라갈 만큼 초여름 더위가 찾아왔지만, 다행히 수급상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노동절인 5월 1일의 경우 대다수 공장이 쉰 관계로 반짝더위가 전력수요 급증으로 이어지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