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154kV 지중 송전선로(T/L) 공사 현장에서 준공을 앞두고 시험 운전중 전력 케이블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발주처인 한전이 사고 발생사실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듯 사고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지난 24일 새벽 1시경. 사고는 세종시에서 월산 방향으로 약 3.5km 떨어진 지중 선로공사 현장 7번 맨홀에서 일어났다.

이곳은 한전 대전충남개발처(전 중부건설단)이 발주한 ‘154kV 서세종분기 지중 T/L 건설공사’ 현장으로 서세종 신도시 전력공급 및 행정중심 복합도시 지역의 전력계통 보강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오는 6월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공사는 거의 완료된 상태로 준공을 앞두고 시험 운전중이다.

사고 당시 한전은 6월 본격적인 전력 공급을 앞두고 시험 점검중이었으며, 7번 맨홀에서 케이블과 케이블을 연결해 가압을 하던 중 전열파괴로 케이블이 터졌다.

미가동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라 다행히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송전중에 일어났다면 자칫 대형 인명사고도 발생할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현재 사고가 난 부분은 복구가 진행중이다.

사고가 나자 한전은 시공사인 E사와 제조사인 T사 관계자들과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원인 분석에 나섰다.
또한 현장에서 사고 시료를 체취, 전력연구원에 사고 원인 분석을 의뢰했다. 정확한 사고 분석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적어도 한달 가량 걸릴 전망이다.

사고 원인이 전선케이블 불량인지, 부실시공에 있는지는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지만 현재로선 부실시공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서세종 154kV 지중선로 준공을 앞두고 전력케이블에 가압중 중간 접속함의 케이블과 케이블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절연파괴가 일어나 사고가 발생했다”며 “2회선중 1회선에서 사고가 발생, 전원을 공급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사고 원인을 분석중이며, 원인 규명을 통해 사고 결과가 나오는 데로 당사자들을 상대로 피해 배상 및 제제 등 규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라며 “현재로선 케이블인지, 부실시공인지를 섣불리 말할 수 없지만, 조사에 참여한 현장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부실시공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공을 맡은 지중시공전문회사인 E사의 핵심 관계자는 “지금까지 지중을 비롯한 모든 송전선로 공사에서 케이블 사고의 경우 모두 시공사 책임으로 몰고 갔다”며 “이번 사고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부실시공으로 책임을 돌리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E사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현장 작업자들에 의하면 시공과정에서는 손을 댈 수 없는 케이블 접합부내 안쪽 부위에서 스파크가 발생, 전열파괴가 일어났다고 들었다”며 “현재로선 결과를 기다릴 뿐이고, 사고 결과가 밝혀지는 데로 회사 차원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