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전기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각 국이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하고 나섰다.
일본이 지난 4월 1일부터 전기요금을 평균 17% 인상한데 이어, 대만이 다음달 15일부터 산업용은 35%, 상업용 30%, 주택용 16.9%의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대만 정부는 최근 원가 이하의 판매로 인해 대만전력공사가 연간 3조 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만정부는 kWh당 판매원가는 2.8위안(1위안 =40원(원화))인데 반해 판매단가는 2.6위안으로 원가의 90% 수준인 전기요금 구조 때문에 적자가 지속 된다는 것이다.
대만은 지난 2010년 말 기준 전체 시설용량은 4091만kW로 전원 구성을 보면 석탄이 54.7%, LNG 19.6%, 원자력 16.4%, 석유 3.8%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전원 중 8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생산원가는 높아진 반면, 판매단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력회사의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늘어난 것이다.
대만 정부는 서민들의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택용에 대해 단계별 차등 요금을 적용해 1단계 구간을 기존 110kWh에서 120kWh로 확대 했으며, 이에따라 전력사용량이 135kWh 이하인 365만호는 전기요금 인상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각국의 산업용 전기요금 대폭 인상에 대해 우리나라도 원가에 못 미치는 산업용 요금의 현실화 목소리가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원가 보상률은 87.4%로 전기를 생산해 판매할 수록 적자의 수렁에 빠지는 상황” 이라며 “한전의 최근 4년간 누적 적자는 8조원에 달하고 하루 이자 비용만 60억원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올 상반기 중 약 5%의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정부는 물가상승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요금인상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