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산기술로 만든 한국형 원전의 기공을 축하하는 자리가 내달 5일 마련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내달 4일 신울진원전 건설부지(경북 울진국 북면)에서 정·관계 유력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울진원전 1~2호기(APR 1400) 기공식을 갖는다.
가압경수로형인 신울진원전에는 140만kW급 원자로가 2기 들어간다. 종합준공은 2018년 4월로 예정돼있다. 1호기 준공은 1년 앞선 2017년 4월이다.
한국전력기술이 종합설계를 맡았으며, 주기기는 두산중공업이 공급한다. 주설비공사는 현대건설, SK건설, GS건설이 함께 담당한다.
이 발전소는 2005년 6월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래 2010년 4월 부지정지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강창순)는 신울진 1~2호기 건설을 허가했다. 현재 신울진 1~2호기 건설현장에서는 본관기초굴착, 냉각수계통구조물, 옥외매설물공사 등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APR 1400은 국책과제로 2002년 독자 개발한 한국형 원자로다. 개발에 착수한지 10년 만에 나온 성과였다. 당시 한전이 기술개발을 총괄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소와 신형로연구센터가 핵심기술연구를 ▲한국전력기술이 플랜트 종합설계와 핵증기공급계통 설계를 ▲한전원자력연료가 초기노심와 연료집합체 설계를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이 주기기 제작검토와 기기설계를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인·허가 검토와 안전규제요건 개발을 각각 수행했다.
이 원자로를 개발하기까지 연인원 2000여 명의 기술인력이 투입됐으며, 총 2340억원의 연구비가 들어갔다.
APR1400은 사고저항성, 안전설비 신뢰도면에서 종전 모델보다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상사고 등 내부에 이상이 생겼을 때 원자로가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물론 기존의 원자로도 설계여유를 가지고 있지만, 이는 안전장치에 더 의존하는 방식이었다.
원자로 설계에 있어서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했다.
원전이 매우 복잡한 설비로 구성된 이유는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설비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전의 안전성은 달성될 수 있으나, 경제성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었다. 한 차원 높은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설비를 추가하는 기존 개념보다는 설계방식을 재검토해야만 했다. 설비 단순화, 표준화, 모듈화 등을 함께 추진, 전기출력을 대폭 늘리도록 설계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APR1400은 한국인 체형과 습성까지 고려하는 등 섬세한 부분까지 반영해 설계됐다.
소형 워크스테이션으로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존 원전에서는 운전원이 처리해야할 정보가 너무 많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대형 정보표시판도 설치해 발전소 전체상황을 한눈에 인식토록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기공식을 지난해 8월을 전후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내외부 사정으로 내달 4일 열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