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능인력 경력ㆍ자격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국토부, 기능인력관리센터 연내 설립 목표

　/건설현장 고령화로 인한 산업기반 붕괴 완충

　내년부터 건설기능인력도 기술인력처럼 경력과 자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길이 열릴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최근 건설기능인력TF팀을 구성해 첫 회의를 열고 이런 기능을 담당할 ‘기능인력관리센터’ 설립안 검토에 들어갔다.

　연구용역도 지난 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의뢰했고 5월 중간보고서, 8월 최종보고서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그 결과를 토대로 8월 중에 센터설립 방안을 확정한 후 연내 출범시킨다는 목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능인력이 직업에 대한 중장기적 비전을 갖고 자격ㆍ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토대를 만드는 게 정부 목표”라며 “다만 설립 방법, 재원 등의 세부사항은 아직 초기검토 단계이며 연구용역과 TF팀 회의를 통해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설기술관리법령상 기술인력 관리를 맡는 건설기술인협회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센터를 설립하려면 관련 법령상 근거조항을 정비하고 근로경력을 체계적으로 조사, 관리할 방법과 이에 따른 인센티브 등 유인책, 그리고 직업전망까지 제시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기능인력 관리 필요성에는 정부 내에서도 공감이 형성돼 있다. 젊은이들의 건설현장 취업기피로 건설현장 기능인력이 급속히 고령화되고 외국인력으로 대체되는 상황을 방치하면 건설산업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앞서 노동부가 유사한 방안 마련을 검토한 바 있지만 모든 산업의 기능인력을 총괄하는 부처 특성상 한계와 건설산업 현실 및 현황 파악 면의 한계 등의 이유로 속도를 내지 못했고 건설산업의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이번에 주도적으로 나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능공부터 기능장 등에 이르는 경력ㆍ자격 관리체계가 마련되고 실질적 인센티브까지 주어진다면 젊은이들의 건설현장 외면과 건설현장 우수 기능인력의 만성적 부족 문제를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인 업계의 기대도 크다.

　문제는 재원조달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기금을 이용하는 게 쉬운 접근법이지만 공제회가 노동부 산하단체인 점이 걸림돌이다. 정부 예산사정까지 고려하면 결국 건설단체들이 설립자금을 분담하는 수밖에 없다. 반면 앞서 건설근로자공제회 설립에 의욕적으로 참여했다가 노동부 산하 단체로 바뀐 후 이사회 참여마저 제한받은 경험을 고려하면 적극적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다.　

　건설단체의 한 관계자는 “기능인력 경력관리의 취지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과거 근로자공제회 설립과정의 실망감이 워낙 커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고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업계 사정도 여의치 않다”고 지적했다.

　용역을 맡은 건산연도 재원조달 해법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하고 ‘공생’을 강조하는 정부 및 정치권의 최근 분위기도 설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심규범 건산연 연구위원은 “소외된 건설기능인력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건설산업 기반붕괴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처한다는 점에서 추진시기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며 “재단하긴 어렵지만 산업계 입장에서는 물론 표심을 고려해야 하는 대선캠프 등 정치권에서도 환영할 대안이라 구체적 방법론만 잘 찾으면 모두가 윈윈할 방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