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5개 화력발전자회사들이 유연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규정을 일부 무시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동발전 등 5개 화력발전자회사 가운데 일부는 연료수송선 운임가격을 임의로 적용해 낙찰자를 선정했으며, 선적시기를 맘대로 바꿔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몇몇 업체는 관련 규정과 상관없이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업체에 적게는 수십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 달러를 더 지불하기도 했다.
한국남동발전(사장 장도수)은 2010년 5~7월 유연탄 84만여t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40만4000달러를 더 내는 결과를 초래했다. 운임가격을 임의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한국중부발전(사장 남인석)은 지난해 2월 유연탄 10만t을 현물 구매했다. 수의계약할 사유가 아니었는데도, 이같이 구매함에 따라 동종업체 대비 111만6000달러 비싸게 사들이는 꼴이 됐다.
한국서부발전(사장 김문덕)은 2010년 10월 모 업체가 제시한 값이 시세보다 약 6~9% 저렴하다는 이유로 수의계약을 맺었지만, 이는 결국 경쟁입찰을 통했을 때보다 웃돈을 준 격이 됐다. 2010년 5월~2011년 3월 서부발전이 경쟁입찰로 구매한 유연탄 가격은 시세대비 약 15% 쌌기 때문이다.
한국남부발전(사장 이상호)은 우선협상대상자 범위를 1배수로 설정, 가격협상력을 스스로 떨어뜨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남부발전은 2010년 협상가격을 1t에 0.85달러 낮추는 효과밖에 못 봤다. 반면 동종업체 4곳은 2~3배수로 선정, 같은 기간중 협상가격을 평균 1.24달러/t 절감했다.
한국동서발전(사장 이길구)은 당초 공고내용과 달리 유연탄 선적시기를 임의로 변경, 구매계약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입찰에서 비싼 값을 써내 탈락했었던 3개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히는 결과를 낳게 만들었다.
전력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더 싸게 구매하려는 욕심에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것 같다”며 “연료를 얼마나 저렴하게 구매하느냐가 회사실적을 좌우하는 척도로 작용하고 있어 이런 과욕을 부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전의 5개 화력발전자회사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연료수입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2010년 기준으로 유연탄발전설비는 전체 설비용량 7607만8000kW 가운데 약 30%인 2308만kW다. 그해 5개 발전회사는 유연탄을 총 7371만6000t을 구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