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ㆍ태평양지역 공사는 -0.6% 자금유출

　100억원짜리 해외공사를 따도 실제 국내에 들어오는 돈은 24억원이 안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북미ㆍ태평양지역 공사는 받은 대가의 0.6%를 더 투입해도 오히려 7.7% 손해를 본다는 분석이다.

　22일 카톨릭대 산학협력단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하 연구단)이 국토해양부 의뢰 아래 작성한 ‘해외건설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연구 보고서’를 보면 이 같이 분석됐다.

　연구단이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해외 준공공사(2008~2010년간) 1118건을 분석해 보니 해외사업 대가로 국내에 들어오는 공사비 비율은 23.8%였다. 자재ㆍ기계 등 연관산업이 가져가는 중간투입액이 16.1%, 인건비 3.1%, 영업이익 4.6%다.

　반면 나머지 76.2%는 해외의 자재ㆍ장비업체 및 근로자의 몫이다. 2010년 해외건설 기성액 27조6000억원(251억달러) 중에 국내 유입된 돈은 6조6000억원뿐이란 의미다.

　유입공사비 비중은 중남미(61.3%)가 가장 높고 아프리카(44.2%), 중동(28.3%), 아시아(16.2%), 유럽(6.8%)이 뒤를 이었다. 북미ㆍ태평양지역 유입비율은 -0.6%에 그쳤다. 100억원짜리 공사를 수주하면 건설사가 6000만원을 얹어 시공해도 -7.7%(영업이익률)의 적자를 본다는 분석이다.

　공종별로는 기술인력 활용도가 높은 설계ㆍ감리 등 용역의 사업비 유입률(86.4%)이 월등했고 통신(38.3%), 산업설비(35.2%), 전기(19.0%) 순이었다.

　반면 토목과 건축의 공사 유입액은 10.1%와 9.8%로 각각 100억원짜리 공사를 완공해도 국내에 들어오는 돈은 10억원 내외에 그쳤다.

　원천기술이 부족해 국산기자재 사용비율이 20% 내외이고 건설사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현지인과 제3국의 인력을 선호하기 때문이란 게 연구단 설명이다.

　그러나 연구단이 분석한 해외건설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우수했다. 생산유발계수가 2.08로 국내 건설업(2.13)과 대등했고 부가가치유발계수(0.76)는 국내건설(0.75)을 능가했다. 그러나 현지인력 활용이 많은 탓에 고용유발계수(10억원당 10.16명)가 국내건설(14.16명)에 못 미친 점이 한계로 꼽혔다.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인 일자리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탓에 국토부도 당초 이번 용역을 통해 목표한 해외건설의 경제적 파급효과 공시계획은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높이려면 내국인 노동자와 국산 자재ㆍ장비 활용률을 높여야 하지만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민간 건설사가 현지의 싼 자재와 인력을 외면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단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분석에서 제외한 해외건설로 인한 금융ㆍ건설기술 증대, 산업 고부가가치화, 국내 건설업의 붕괴 완충, 국부유출방지 등의 효과까지 고려하면 실제 해외수주 효과는 일자리만으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라며 “대내외적 환경 역시 해외건설에 뛰어들지 않는 한 건설사가 살아남기 힘든 구조로 바뀌고 있고 이런 경향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년(2002~2011년)간 해외수주의 연평균 증가율(35.7%)이 국내수주 증가율(5.0%)를 7배 이상 앞서는 게 단적인 이유란 설명이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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