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본ㆍ실시설계가 시행되는 도로 4건, 철도 1건, 항만 1건 등 6건의 설계용역에 정부가 마련한 설계프로세스 개선방안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본설계는 현황조사, 최적노선 선정 및 주요 설계도면 작성 등에 있어 현행 성과품의 약 50% 수준에서 작성하면 되고 실시설계는 현행의 70~100% 수준으로 만들면 된다.

　19일 국토해양부는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시공상세도의 구분을 명확히 하도록 규정한 ‘설계프로세스 개선방안’을 제도화하기에 앞서 도로(4), 철도(1), 항만(1) 등 6개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사업은 김포~파주 고속도로 3공구(기본설계), 대구순환 고속도로 1공구(실시설계), 도계~진천 국도(기본), 상구~효현 국도(실시), 연천~신경주 복선전철 1공구(기본 및 실시), 평택ㆍ당진항 해경부두(기본 및 실시) 등이다.

　이들 설계용역은 기본설계의 경우 현황조사와 최적노선 선정에 집중해 현행 성과품의 약 50% 수준만 설계하고, 실시설계는 시공 및 공법상세도 작성을 시공단계로 넘겨 현행의 70~100% 수준만 설계하면 된다.

　현재는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 실시설계, 시공상세도 등 각 단계의 업무가 상당 부분 중복됨으로 인해 엔지니어링사의 과다 설계, 시공 시 설계변경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6개 시범사업 중 기본과 실시설계를 모범적으로 수행한 업체의 설계안을 샘플(과업지시서)로 만들어 발주처와 업계에 제공할 방침이다.

기술기준과 관계자는 “내년부터 5억원 이상 신규사업에는 설계프로세스 개선 이행 여부를 반기별로 지속 점검하고, 발주청에 적용 여부 평가항목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설계프로세스 개선에 엔지니어링업계는 환영하고 있다.

　이해경 다산컨설턴트 회장은 “그동안 너무 자세히 설계해 오히려 부실설계 논란을 빚어 왔다”며 “기본과 실시설계를 너무 과다하게 수행하다 보니 정작 시공에서 설계변경 문제가 빈번히 발생했는데 A/S 작업에 용역비용의 10%가 투입됨에도 설계변경 비용 대가를 지급하지 않아 인건비로 승부하는 엔지니어링 업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과다 설계 탓에 엔지니어링업계는 ‘감사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과거 모지역의 신도시 전체 기본·실시설계를 담당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1년 안에 2만장에 달하는 설계도서를 작성했지만, 감리 과정에서 한 구역에서 토량 수치 오차가 발견되면 전체 설계도서의 재검토 요구를 받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최지희기자 jh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