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건설업체에 우수인증서 발급 계획









　강동석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장(사진 왼쪽)은 20일 “대형건설사들마저 예정가격의 50%대에 낙찰하면서 건설산업의 협력관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장관을 역임한 강 위원장은 이날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회장 최삼규)가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주최한 조찬강연회에서 “(박람회시설을 총괄하는) 수요자로서 느낀 바를 말하고 싶다”며 이 같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옛날에는 협력관계에서 의리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형사들마저 밑지는 공사로 인해 불가피하게 저가하도급 경쟁을 유도하면서 함께 일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잃고 있다”고 우려했다.

　여수 일대 조경공사만 해도 현금이 급한 지방건설사들이 죽지 못해, 선수금을 받아 우선 살고보자는 심정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전문건설업체는 전문성 확보 기회 감축으로 기술진보가 어렵고 종합건설사도 기획관리 능력을 키우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강 위원장은 “이런 구조, 그리고 미분양아파트 때문에 정부에 손만 벌리는 방식으로는 건설업계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대통령, 국토해양부 등 정부가 직접 나서 좋은 건설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저가덤핑을 유발하는 최저가낙찰제가 아닌, 기술제안입찰제 옹호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박람회공사 때)기술 80%, 가격 20%의 기술제안입찰을 중점적으로 활용했고 최근 턴키 관련 폐단을 고려해 평가위원도 현직 공무원 위주로 채웠다”고 말했다.

　나아가 박람회공사 참여업체에 대해서는 재하도급사까지 우수인증서를 발급해 다른 기관 입찰 때 추천, 우대받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러나 향후 건설업의 중장기적 미래는 밝다는 게 강 위원장의 시각이다. 박람회 현장 곳곳에서 우리 건설업계의 놀라운 기술을 경험했고 앞으로 발굴할 신규 건설수요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여수 주변만 해도 도심재생은 물론 주변 볼거리가 풍부한 국도77호선 등 인프라시설 개선 및 신설수요가 엄청나다”며 “외부적으로는 중국이 앞서 제안한 한중터널, 그리고 2020년 전후에 가시화될 ‘통일’이란 호재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평양에 갔을 때 제대로 된 인프라나 건물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일 후 물량은 엄청나며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중국 건설사를 앞설 기술력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도 충고했다.

　강 위원장은 “건설수요는 얼마든지 있고 2050년까지 풍부한 물량이 있다”며 “오늘 오신 건설 CEO분들이 희망을 갖고 신기술을 개발해 실력을 키우는 데 힘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를 주최한 최삼규 건단련 회장은 건설산업 발전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박람회장 조성과정에서 건설산업의 기술을 대내외에 알릴 기회를 준 강 위원장에게 이날 감사패도 전달했다.

　최 회장은 “우리 건설인은 88올림픽, 2002월드컵 등에 이르기까지 지난 반세기 동안 국내 경제, 사회, 문화 등을 한단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고 우리 건설기술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입증할 기회인 여수엑스포의 성공적 개최에도 헌신적으로 참여해 힘을 싣겠다”고 화답했다.

김국진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