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포스코ENG, 삼우건축’ 하도급 실태조사 6월 발표

　

　엔지니어링·건축설계 분야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가 오는 6월께 공개된다.

　또 하반기에는 건설 하도급업체를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거쳐 건설사에 대한 본격 조사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10일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엔지니어링,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등 주요 플랜트엔지니어링사와 건축사사무소에 대한 공정위의 하도급 실태조사가 최근 마무리됐다. 최근 3년간 공정위 조사를 받은 업체를 제외하고 연매출 2000억원 이상 회사들이 조사대상이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구두발주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을 집중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사의 경우 하도급 거래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데 비해 용역 분야는 여전히 인식이 낮은 것 같다”면서 “특히 구두발주가 워낙 만연해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일부 업체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처분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이달 중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5월 전원회의에 제출하고 6월에 최종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건설사와 달리 엔지니어링·건축설계 분야의 특수성 때문에 처분 수위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설계업무의 특성상 외주(하도급) 업무량을 명확히 구분하기 힘든데다, 사실상 ‘1차 하도급사’인 엔지니어링·건축설계사의 책임범위를 어디까지 봐야 할지를 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공정위 조사를 받은 A사 임원은 “민간발주 설계용역의 경우 설계안을 제출해야 겨우 계약서 작성이 이뤄지기 때문에 구두발주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무엇보다 원청에서 돈을 못받았는데 하도급사에는 지불해야 하는 입장이라 더욱 어렵다”고 토로했다.

　건설 하도급 실태조사도 하반기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하도급업체를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진행한 후 그 결과를 보고 실태조사 범위와 수위를 정한다는 게 공정위의 기본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워낙 침체돼 있어 조사를 자제하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어려울수록 하도급사들이 더 힘들만큼 서면조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달 신일건업에 대해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위로 건설업종 사상 최대인 과징금 31억1200만원을 부과하고 신일건업과 홍승국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