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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근로자 “밥줄 때문에 투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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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연맹 선거일 유급휴일 보장 요구안 발표
민간 - 건설사 조율, 공공-부재자투표 등 도입해야
“건설 일용근로자의 선거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공공공사에서 선거일에 공사를 중단하고 유급휴일을 보장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건설산업연맹)
“근로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현장에서 임금을 보장하는 지원 방안 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 A건설사 B차장
인천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김모(38)씨는 새벽 5시를 조금 넘겨 지하철에 오른다.
현장에 도착해야 할 시간은 6시20분.
이후 6시30~40분부터 체조를 한 뒤 7시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하루 일을 마치는 시간은 오후 5~6시.
야근을 하면 오후 9시에 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3개월 정도 고정된 일자리지만 4ㆍ11 총선에서 투표를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했다.
4ㆍ11 총선에서 투표권과 생활권을 놓고 고민하는 건설 일용근로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건설 현장이 거주지 인근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다 보니 선거 투표 시간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루 일을 쉬고, 투표만 하게 되면 생활고라는 부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김씨는 “투표를 하려면 하루를 고스란히 내놔야 한다. 휴무수당(유급휴일) 같은 게 없다. 선택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당일날 오전이나 오후 근무를 줄여주면 좋겠지만, 실현되기 어려운 과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 처한 건설 일용근로자는 120만~200만명에 달하는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설산업연맹은 이를 위해 최근 선거일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2012년 총선 및 대선 건설노동자 정책공약 요구안’을 발표했다.
요구안에는 대선, 총선, 지방선거 때 투표를 하고 싶어도 무급인 건설 일용근로자가 투표를 하고자 한다면 하루 일당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려면 정부가 근로기준법에 선거일을 유급휴일로 지정하거나, 공공공사에서 선거일만큼은 공사를 중단하고 해당 건설노동자에게 유급휴일을 보장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성남에서 아파트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 현장소장은 “답답한 문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일을 하지 않으면 당장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그들의 고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오전 출근시간을 1시간 정도 늦춰주는 방안이나 퇴근 시간을 앞당기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 하지만, 준공기일 임박 등 현장 상황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공사는 건설사에서 시간을 조율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겠지만, 공공공사는 정부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도로ㆍ철도 공사 등 공구가 연결된 곳에서는 근로자들이 모여 부재자투표를 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앞서 지난달 13일 지방관서 등을 통해 선거 시기 및 투표 방안 공문을 발송, 사업주 등에 근로자의 투표권 보장을 요구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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