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한국전력공사와 발전 자회사들이 노무비를 삭감해 발주하는 사례에 대해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건설협회에 따르면 한전과 발전 자회사들은 정부가 정해놓은 공사비 산출기준인 ‘표준품셈’의 노무량을 아무런 근거없이 약 10~15% 삭감해 건설공사의 예정가격을 산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업체는 적정한 공사비를 지급받지 못해 견실한 시공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일례로 한전과 발전 자회사들은 철근현장가공 공종의 경우 예가를 산정할 때 표준품셈에서 정한 1톤당 필요한 철근공 수인 1.24명 대신 0.93명으로 줄여 공사원가를 깎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이는 모든 발주공종에 일괄적으로 적용됐고 이로 인해 공사입찰의 기준가격인 예가가 평균 4~5% 낮아졌다.

이같은 문제가 계속되자 협회는 최근 한전을 비롯해 국무총리실,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등에 시정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협회 관계자는 “노무량 삭감은 건설근로자에게 돌아갈 노임을 삭감하는 결과를 초래해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야 할 사회 취약계층인 일용근로자의 삶을 궁핍하게 할 소지가 있다”며 “하도급대금의 적정한 지급 및 건설업 임금체불 등을 근절해 건설산업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공생발전 정책에도 역행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전은 타 발주기관의 모범이 돼야 할 명실상부한 공공기관”이라며 “과거의 잘못된 타성에서 벗어나 건설산업 모든 참여주체의 상생 내지 공생발전을 위해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