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정부에서 지정한 코디네이터를 중심으로 추진된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차 분야의 표준화 로드맵 작성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지난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그리드 및 전기자동차 표준화 로드맵 공청회’를 열었다.
이번 공청회는 스마트그리드, 전기자동차 표준화 로드맵 개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표준특허 이슈사항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청회에서는 ▲스마트미터 핵심특허 ▲전기자동차 통신 표준특허 등에 관한 내용과 함께 김대경 스마트그리드 코디네이터와 허훈 전기자동차 코디네이터가 담당한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차 표준화 로드맵이 각각 발표됐다.
기표원은 공청회 이후 일주일 간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뒤 3월 말 스마트그리드(1.0버전), 전기차 표준화 로드맵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후 로드맵의 업데이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윤종구 기표원 신산업표준과장은 “이번 공청회는 작년 4월부터 시작한 국가 코디네이터 사업의 종결판”이라며 “산업 확산 전에 표준을 정하고, 표준에 따라 국내 인프라 구축과 세계시장 개척에 나서는 모델은 (스마트그리드, 전기자동차 분야 등이)국내에서 IT분야를 제외하고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각 분야의 코디네이터 발표내용을 토대로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자동차 분야의 로드맵 내용과 향후 계획을 정리했다.

▲스마트그리드 표준화 로드맵(김대경 스마트그리드 코디네이터)
우리의 목표는 스마트그리드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상호운용성을 위한 표준은 보통 물리적 상호운용성, 통신 상호운용성, 정보 상호운용성, 비즈니스 상호운용성으로 발전해 나간다.
여기서 통신과 정보의 상호운용성을 어떻게 전할 것인지를 담은 것이 바로 프레임워크다.
또 프레임워크에 따라서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할 때 우선적으로 필요한 아이템을 뽑아 표시해 놓은 게 바로 표준화 로드맵이다.
스마트그리드 로드맵의 목표는 2016년까지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시기를 2016년으로 설정한 것은 지식경제부가 준비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기본계획이 1차적으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번 공청회에서 발표된 내용들이 반영된 스마트그리드 기본계획은 4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기본계획에는 예산이 반영될 것이며, 표준화 개발과 관련해서는 연간 60억원 씩 총 300억원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일정에 맞춰서 올해에는 프레임워크 1.0버전과 공통영역(9개 도메인에 공통적으로 들어갈 보안, 안정성 분야 등)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보급사업용(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충전인프라, 스마트미터)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2014년에는 프레임워크 2.0버전과 우선표준대상 표준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2014년부터 거점도시를 개발할 계획이기 때문에 거점지구용 표준은 2013년까지 만들어야 한다.
2016년까지는 프레임워크 3.0버전 개발과 시험 및 인증표준을 개발하고, 적합성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적합성평가시스템과 관련해 정부는 미국과 적합성 평가를 같이 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지경부와 미국 DOE가 협력과제로 양 국의 실증단지를 활용해 적합성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서 상호 인증하는 방안을 마련해보자는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프레임워크와 로드맵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프레임워크는 참조모델(9개 도메인의 영역별로 중요한 구성요소를 그리고, 그 구성요소 간에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페이스를 그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도메인을 정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외국의 참조모델을 비교·조사했다.
또 현재의 표준으로 인터페이스를 만족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 새로 개발해야 할 기술은 무엇인지를 뽑는 갭(GAP) 분석을 거쳤다.
이렇게 뽑아 놓은 갭이 51개다. 올해 또는 내년까지 우선적으로 개발할 기술은 팹( PAP)이라고 이름 붙였다. 팹은 28개다.
28개의 팹을 포함한 51개 전체의 기술을 담은 게 스마트그리드 표준화 로드맵이다.
우리나라는 프레임워크의 후발주자로서 IEC, NIST의 사례를 참조해서 일단 9개 도메인에서 참조모델을 만들었고, 다시 에너지, CT, IT분야별로 참조모델을 만들었다.
앞으로 9개 도메인(발전, 송전, 배전, 분산자원, 소비자, 운송, 시장, 운용, 사업자)이 적절한지, 이를 토대로 한 참조모델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업계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
스마트 파워그리드, 스마트 프로슈머, 스마트 서비스 등 3개의 큰 카테고리에서 9개의 도메인을 만들었고, 여기에 담긴 51개의 아이템을 연차별로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를 담은 게 로드맵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앞으로 스마트그리드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4단계의 표준화개발 과정, 참조모델, 우선적으로 개발해야 할 아이템들이 제대로 선정됐는지 많은 의견을 바란다.

▲전기자동차 표준화 로드맵(허훈 전기자동차 코디네이터)
우선 전기자동차의 표준화 순서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충전시스템 체계에서 우선 표준화해야 할 것은 자동차와 충전스탠드의 인터페이스다.
다음이 충전과 통신방법, 즉 커뮤니케이션 부분이다.
그 이후 충전기술, 그리고 안전과 보안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당장 인터페이스 중 충전커넥터-인렉 형상과 관련된 이슈를 보면 현재 교류·직류 겸용인 콤보타입 커넥터 개발 논의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교류에서 직류로 넘어가면서 콤보타입이 필요한데, 우리는 관련 논의가 없는 실정이다.
충전커넥터 선택 시 우리는 전력인프라, 충전장소, 해외시장향, 스마트그리드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5핀 또는 7핀 모두 쓸 수 있는 상황인데, 현재 전기차 코디네이터팀 내부적으로는 7핀으로 하되 5핀을 사용해야 할 경우 커넥터만 교체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온 상태다.
표준화 프레임워크의 비전은 ‘2015년 세계 그린카 4대강국 실현’이다.
비전달성을 위해 구분한 차량 도메인은 충전 및 에너지장치, 차량부품, 안전 및 성능 분야로 구분했다.
충전인프라 도메인은 충전시스템, 설치, 안전 등으로 구분했다.
네트워크 도메인은 텔레매틱스, V2G, EVSE 등으로 나눴다.
표준화 프레임워크 개발을 위한 표본은 총 108건(국제표준 51건, 국외표준 21건, 국가표준 30건, 단체표준 6건)을 조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표준화 로드맵에서 도출한 중점 표준화 항목은 총 44건이다.
차량 도메인 분야 20건, 충전인프라 도메인 분야 13건, 네트워크 도메인 분야 11건등이다.
이 중 차량 도메인 분야를 보면 국제표준으로 진행되는 게 별로 없다.
이유는 IEC, ISO, SAE에서 모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전기자동차가 성숙단계에 접어들 때까지 지켜보고 있다.
하지면 20건의 도메인 중 ‘충돌 후 전기자동차 안전성’ 등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
구동시스템, 전동차의 고전압 전력분배장치 표준화도 중요한데 국제표준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충전 인프라 도메인은 총 13건인데, 차량 도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제표준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전기차 코디네이터 팀은 이 같은 표준화 항목 중에서 당장 표준화를 시작해야 할 13개의 항목을 골랐다.
차량 도메인 분야에서는 전기자동차 용어표준, 전기버스용 배터리 교환시스템 요구사항 등 2건이다.
충전인프라 도메인 분야에서는 충전케이블 성능 및 요구사항, 접촉식 충전시스템, 전기차 플러그·소켓, 공동주택용 교류 충전스탠드 성능 및 요구조건 등 7건이다.
네트워크 도메인은 전기차 충전·운영시스템, 스마트 에너지 프로파일, V2G 통신인터페이스 등 4건이다.
이번에 마련한 전기차 표준화 로드맵은 체계적인 표준개발을 가능케 할 것이다. 하지만 체계적인 표준개발을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인력이 부족하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인력부분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기자동차 관련 과제를 보면 소형과제를 제외하고, 큰 과제만 60개 정도다. 이런 수준으로는 기술이 축적되지 않는다. 그린카 4대강국 실현을 위해서는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