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대상지구ㆍ가격결정 논란…범용화는 무리”

　

　용적률을 서로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용적률 거래제’ 도입 연구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 안에 연구용역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시범지구를 지정해 ‘실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정부는 대상지역 선정이나 거래과정의 논란 등을 감안할 때 쉽사리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와 서울시는 최근 과천정부청사에서 ‘용적률 거래제 검토 회의’를 열고 이 제도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용적률 거래제란, 각종 규제로 법정한도의 용적률을 모두 활용하지 못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용적률을 사고 팔 수 있는 제도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용적률이 150% 이하로 제한되지만 같은 1종 일반주거지라도 경관ㆍ고도지구에서는 지상 5층 이상 건물도 짓기 어렵다. 따라서 남는 만큼의 용적률을 고밀도 개발이 가능한 지역에 팔 수 있다. 결과적으로 경관ㆍ고도지구 주민이나 지자체는 다른 지역에서의 고밀개발 수익을 나눠갖거나 도로ㆍ공원 등 지역개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작년 3월 용적률 거래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서울시립대에 맡겼으며, 연구용역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정부와 법률적 문제를 협의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용역을 통해 용적률 거래 기준과 양도가격ㆍ매입가격 산정방법, 거래ㆍ관리방안 등 기준을 수립하고 있으며 하반기 이후 시범지구를 지정해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도 “도시계획 수단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제도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미국에서 ‘개발권 양도제도’가 활용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특례용적률 적용구역’이라는 비슷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어 선례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그러나 “우리나라 도시개발 과정에서는 개발권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던데다, 실제 운영과정에서 대상지구 선정이나 가격 등을 놓고 적지않은 사회적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며 “고도제한구역이나 문화재보호구역 외에 기타지역개발제한구역 등에도 모두 적용할 수는 없는 만큼 형평성 문제도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범용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적률 거래제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어떠한 사회적 합의에 이른 게 없고 형평성이나 파장 등 우려사항도 적지 않다”며 “서울에 이 제도를 도입하려면 국토계획법에 반영해야 하겠지만 앞으로 적지 않은 검토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정운기자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