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초고층 특별법)이 9일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따라 초고층 특별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건축물 등의 관리주체는 계획단계부터 종합방재실 및 피난안전구역의 설치 등을 심의하는 사전재난영향성검토협의제도를 도입ㆍ시행하고 재난예방 및 피해경감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 총괄재난관리자 지정을 통해 재난관리책임제를 운영하고 상시근무자 등의 재난대응 능력 제고를 위한 교육훈련도 실시해야 한다.

초고층 특별법의 경우 지난해 8월 하위법령의 입법예고 당시 관계법령과의 중복 규정으로 인해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는 논란을 야기한바 있다.

당시 입법예고 된 제정안은 준초고층 건축물을 초고층 특별법의 적용범위에 포함시켰으며 성능위주설계의 검토 및 심의를 거친 건축물도 사전재난영향성검토를 받도록 해 이중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기됐다.

소방방재청은 논란이 됐던 이 같은 문제점들의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수렴과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그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9일 공포된 초고층 특별법 및 하위법령을 살펴보면 입법예고 당시와 내용이 상당수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건축허가 전 사전재난영향성검토협의 반드시 거쳐야

특별법 시행으로 9일부터 초고층 건축물 등은 계획단계부터 재난예방 대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허가 전 종합방재실 및 피난안전구역의 설치 등을 심의하는 사전재난영향성검토협의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사전재난영향성검토협의는 시ㆍ도지사 또는 시ㆍ군ㆍ구청장의 요청으로 시ㆍ도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 진행하며 이때 시ㆍ도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전문적인 검토를 위한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ㆍ운영하게 된다.

이때 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각각 1명을 포함해 20명 이상 40명 이하로 구성해야 한다. 위원의 자격은 초고층 건축물 등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또는 관련분야의 박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자, 건축사법에 따른 건축사, 재난관리 및 소방ㆍ대테러 관련 공무원 등이 대상이다

초고층 특별법 제7조에서 명시하고 있는 사전재난영향성검토협의 내용을 살펴보면 ▲종합방재실의 설치 및 종합재난관리체제 구축 ▲내진설계 및 계측설비 설치계획 ▲공간 구조 및 배치계획 ▲피난안전구역 설치 및 피난시설, 피난유도계획 ▲소방설비ㆍ방화구획, 방연ㆍ배연 및 제연계획, 발화 및 연소확대 방지계획 ▲관계지역에 영향을 주는 재난 및 안전관리 계획 ▲방범ㆍ보안, 테러대비 시설설치 및 관리계획 ▲지하공간 침수방지계획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등이다.

위원회가 구성되면 위원장이 위원회를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하며 위와 같은 내용의 사전재난영향성검토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종합방재실 및 피난안전구역 설치기준 구체적 명시

초고층 건축물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등의 관리주체는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종합방재실과 피난안전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종합방재실은 1개 이상을 설치하되 100층 이상의 건축물 관리주체는 기능 상실에 대비해 추가로 설치하거나 관계지역 내 다른 종합방재실에 보조종합재난관리체제를 구축하여 재난 관리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종합방재실의 위치는 1층 또는 피난층에 설치해야 하고 면적은 20㎡이상, 항시 재난 및 안전관리에 필요한 3명 이상의 인력이 상주해야만 한다.

피난안전구역은 건축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에 따라 설치해야 한다. 단 16층 이상 29층 이하인 지하연계 복합건축물의 경우 지상 층별 거주밀도가 ㎡당 1.5명을 초과하는 층은 해당 층의 사용형태별 면적의 합의 1/10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설치하면 된다.

이와 더불어 피난안전구역은 ▲소화기구와 옥내소화전 설비, 스프링클러설비 ▲경보설비 중 자동화재탐지설비 ▲피난설비 중 방열복과 공기호흡기, 인공소생기, 피난유도선, 유도등ㆍ유도표지, 비상조명등 및 휴대용비상조명등 ▲소화활동설비 중 제연설비, 무선통신보조설비 등 소방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이때 설치되는 소방시설은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에 따른 화재안전기준에 맞는 시설이어야 한다.

소방방재청 특수재난대비과 관계자는 “초고층 특별법의 하위법령 입법예고 당시 피난안전구역에 설치되는 소방시설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표명했었다”며 “그간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수렴 및 내부적인 검토를 통해 법률 시행에 맞춰 최종안을 도출해 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특히 타 법령과의 혼란을 막기 위해 피난안전구역의 규모와 소방시설 설치기준 등은 법조문을 통해 각각 ‘건축법 시행령’과 소방시설설치유지법에서 정하고 있는 화재안전기준에 위임해 놓은 상태”라며 “조만간 관련부서 협의를 통해 화재안전기준의 개정도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괄재난관리자 지정으로 재난관리책임제 운영

초고층 건축물 등의 관리주체는 재난관리책임제 운영에 따라 앞으로 건축사 또는 기술사, 특급소방안전관리자 등 일정 자격을 갖춘자를 총괄재난관리자로 지정해야 한다.

총괄재난관리자는 해당 초고층 건축물 등의 시설과 전기, 가스, 방화 등의 재난ㆍ안전관리 업무 종사자를 총괄 지휘ㆍ감독하게 된다.

신속한 대응 위한 초기대응대 운영

초고층 건축물 등의 관리주체는 화재를 비롯한 긴급 상황에 대비해 상주하는 5명 이상의 관계인으로 구성된 초기대응대를 구성하고 운영해야 한다.

초기대응대는 해당 건축물의 재난 발생장소 등 현황파악과 신고, 관계지역 전파, 대피 및 피난유도, 구조 및 응급조치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장비를 갖추고 교육 및 훈련을 매년 1회 이상 받아야 한다.

재난예방 및 피해경감계획 수립

초고층 특별법 시행에 따라 초고층 건축물 등의 관리주체는 재난예방 및 피해경감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시ㆍ군ㆍ구 재난안전대책본부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시ㆍ군ㆍ구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제출받은 계획의 적합성에 대해 관할 소방서장의 의견을 듣고 이를 다시 시ㆍ도 재난안전대책본부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시ㆍ도 또는 시ㆍ군ㆍ구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관리주체의 이행 여부를 연 1회 이상 확인해야 한다.

특별법 미 이행시 제재방안은?

9일부터 본격 적용되는 초고층 특별법에서는 관련 규정에 대한 제재방안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때문에 건축물 관리주체를 비롯해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의 건립을 추진하는 관계자들의 주의깊은 관심이 필요할 전망이다.

먼저 피난안전구역을 설치ㆍ운영하지 않거나 폐쇄ㆍ차단 등의 행위를 한 경우 벌칙조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 특별법 제20조를 위반해 설계 도서를 비치하지 아니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되며 제25조 제3항을 위반해 관계인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한 자 역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특히 정당한 사유 없이 관계 공무원의 출입 또는 점검업무를 거부ㆍ방해 또는 기피한 자 및 보고 또는 자료제출을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보고한 자 역시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와 더불어 피해경감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초기대응대 미 구성, 재난 및 안전협의회를 운영하지 아니한 관리주체는 각각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되며 총괄재난관리자를 지정하지 않아도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