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비상발전기에 의무적으로 소방용으로 사용되는 부하량을 확보하도록 국가 기준이 개정됐지만, 공공 발주기관과 민간 건설사 등은 여전히 이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소방방재청은 소방용 비상발전기를 설치할 때 소방·비상부하 합산용량 발전기나 소방부하 전용 발전기, 소방전원 보존형 발전기 등을 설치하도록 국가화재안전기준을 개정했다.
기존에 비상발전기를 설치할 때는 일반적으로 소방부하와 비상부하를 계산해 더 큰 용량을 기준으로 발전기의 출력용량을 선정해왔다.
이 경우 일반적인 정전이 발생할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화재로 인해 전력 공급이 끊길 때는 소방·비상부하에 발전기 전원이 동시에 투입되면서 과부하를 초래, 발전기가 정지되기도 했다. 특히 발전기가 정지되면, 화재 진화에 사용되는 소방부하가 차단돼 화재 피해를 키우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소방방재청은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2010년 10월 ▲소방·비상 부하 합산 용량 발전기 ▲소방부하 전용 발전기 ▲소방전원 보존형 발전기 등을 설치하도록 권장하는 지침을 시달했다. 하지만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지침이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11월 국가화재안전기준을 개정, 이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설치되는 비상발전기는 화재시 소방부하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공공 건설사업 발주자와 민간 건설업체 등은 4개월여가 흐른 현 시점까지도 설계지침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S 건설업체 등 발주자들은 내부 전기 설계기준에 정전비상용과 소방비상용으로 전원공급 대상부하를 구분, 큰 값을 비상발전기 용량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발전기 업계 관계자는 “화재안전기준 개정으로 소방용 비상발전기는 소방부하를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며 “하지만 건설사들이 여전히 설계기준을 바꾸지 않아 기존 용량산정 방식으로 발전기가 납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 건설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시방서와 설계기준을 매년 개정하고 있다”며 “향후 바뀐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내부 설계기준 개정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용어설명
·소방·비상부하: 소방부하는 옥내소화전이나 스프링클러, 경보설비 등 화재시 방화·피난·소화활동 등에 활용되는 시설에 필요한 전력부하를 뜻한다. 비상부하는 상용전원이 차단됐을 때 가동되는 승강기, 비상조명 등 비상시설에 투입되는 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