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민자 실시협약 실적도 9년래 최저

　정치권의 복지공약 홍수와 정부의 2013년 균형재정 의지 아래 매머드급 건설사업의 씨가 마를 처지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재정부는 최근 열린 ‘제1차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에서 11개 부처별로 신청한 72개 사업(25조2180억원 규모) 중 30건(11조1252억원)을 상반기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6건(1조8936억원)을 예타 면제사업으로 각각 정했다.

　SOC시설 중 최대어는 부산북항 재개발과 연계된 부산역 일대 철도부지 종합개발사업(8536억원)이며 통상적으로 1~2건, 많을 때는 4~5건까지 포함된 조 단위의 SOC사업은 사라졌다.

　국토부가 ‘5+2 광역경제권 구상’을 뒷받침할 30대 선도프로젝트인 제2서해안 고속도로(2조2457억원)의 예타 면제를 요청했지만 1일 평균 교통량이 5만대 수준으로 낮아 시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4조2378억원이란 천문학적 사업비가 소요될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재정 지원사업인 글로벌 EXCEL은 채택됐고 1조2065억원의 지적재조사사업도 국회의 특별법 제정을 이유로 예타면제 사업에 포함됐다.

　비건설사업을 우대하는 경향은 사업비 면에서도 뚜렷하다 신규 채택사업 36건 중 R&D 등 비건설사업은 13건(R&D 중 건설포함 물량 제외)에 그쳤지만 총사업비는 7조744억원으로 36개 사업비의 절반(54.3%)을 넘었다.

　총선, 대선 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충청권의 현안인 세종시와 관련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요청한 3개 연결도로(부강역, 오송~조치원, 송선교차로~공주IC)마저 배제됐다. 사업 추진이 시급하지 않으므로 추후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맞춰 사업비를 줄인 후 알아서 건설하라는 주문이다.

　예타를 제외한 유일한 사업발굴 창구인 민간투자사업도 통행료 논란과 재정부담 감축을 위한 최소운영수입보장제 폐지 등의 정부 정책 아래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재정부가 집계한 ‘2011년 민자사업 실적(실시협약 기준)’은 3조9573억원으로 전년(6조6241억원)보다 40.3%(2조6668억원)나 급감했다. 이는 2002년(2조3696억원) 이후 9년만에 최저치다.

　임대형(BTL)민자가 신설되기 이전인 2003년(4조5589억원), 2004년(5조116억원) 실적보다 저조하다.

　민자 실적은 BTL민자가 신설된 2005년 6조3499억원, 2006년 6조6207억원에 이어 2007년 9조6627억원으로 연간 10조원까지 근접했지만 2008년 8조9404억원, 2009년 8조2946억원으로 주춤했다. 2010년 6조6241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2007년의 최고실적과 비교해 40% 수준으로 급감했다. 1994년 민자유치촉진법 제정으로 민자사업이 도입된 후 18년이 지났지만 민자사업 누적액도 78조487억원에 머물렀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예타와 민자가 대형 SOC사업을 발굴할 양대 창구란 점을 고려하면 차기정부 중반기쯤 착수할 매머드급 프로젝트가 급감할 것”이라며 “최근 정치권의 복지공약 경쟁과 국민적 요구, 그리고 글로벌 재정위기로 인한 재정 건전성 확보 부담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초대형 건설프로젝트는 해외가 아니면 구경하기 힘든 시대가 올 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2012년 상반기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30건, 11조1252억원>

　*국토부 27건 중 12건 채택(2조8659억원)

　△영동고속도 서창~안산 14.9㎞ 8~10차로 확장(3710억원)

　△새만금 동서2축 19.8㎞ 신설 확장(10.4㎞ 4차로 신설, 9.4㎞ 4차로 확장, 2938억원)

　△고덕 국제화지구 일반산단 진입도로 2.7㎞ 신설(4~6차로 1384억원)

　△부산역 철도부지 종합개발(부전역 및 부산진역 CY 이전, 가야조차장 재배치, 지상 데크 설치 등 8536억원)

　△청주공항 활주로 456ｍ 확장 및 계류장 시설개선(947억원)

　△평택ㆍ당진항 배후단지 2단계 122만2000㎡ 개발 및 기반시설 1식(842억원)

　△한림항 2단계 개발(잡화용 부두 2선석, 방파제 1.5㎞, 안벽 260ｍ, 1578억원)

　△부산항 신항 항로증심 2단계 준설(수심 16→17ｍ, 744억원)

　△군장항 항로 2단계 준설(군산!장항간 항로 준설 2000만㎥, 1823억원)

　△수도권 2단계 광역상수도 사업(노후관로 72.6㎞ 갱생, 24.5㎞ 복선화, 비상연결관로 0.8㎞, 3588억원)

　△안동댐 토사류 유입방지시설(조절지 3개소, 이설도로 6.2㎞, 881억원)

　△수중건설로봇 개발사업(미래 해양개발을 위한 3개 분야별 로봇 개발 및 인프라, 1688억원)

　*지식경제부 15건 중 6건(1조5628억원)

　△국제원자력 기능인력 교육원(부지 8만3000㎡, 연면적 2만7000㎡, 948억원)

　△ESS 실증연구(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고품질 전력으로 전환해 전력피크 대응, 4600억원)

　△그래핀 소재ㆍ부품 상용화(2106억원)

　△바이오화학 2.0(대구ㆍ군산 실증플랜트 2개소 등, 3185억원)

　△소프트웨어 융합기술 고도화(기술센터 및 장비구축 등, 2773억원)

　△미래형 치과산업벨트 구축(의료기기개발센터, 소배주품 기술지원센터 등 2016억원)

　*교육과학기술부 8건 중 4건(4조7563억원)

　△카이스트 연구동 환경개선 3단계(연면적 2만3140㎡, 752억원)

　△글로벌 EXCEL사업(300개 사업단에 연간 20억원 내외씩 지원, 4조2378억원)

　△글로벌 박사양성 프로젝트(500명에 연간 250만원씩 지원, 2917억원)

　△국립대학 자원관리 선진화시스템 구축(중앙센터, 4대 거점센터, 1516억원)

　*문화체육관광부 3건 중 1건(1700억원)

　△영암ㆍ해남 기업도시 동측 진입로 10.9㎞ 4차로 개설(교량 1곳, IC 3곳 등 1700억원)

　*농림수산식품부 2건 중 1건(1019억원)

　△전국 12개 농수산물 비축기지 광역ㆍ현대화(1019억원)

　*보건복지부 2건 중 1건(9492억원)

　△포스트게놈 신산업육성 유전체 사업(5개 부처 16개 사업 9492억원)

　*환경부 2건 중 1건(1084억원)

　△기후변화대응 통합정책기반기술 개발(온실가스 감축 등 5개 분야 16개 사업 1084억원)

　*여성가족부 1건(699억원)

　△국립을숙도 청소년 생태체험 수련원 건립(지상 4층 연면적 2만6815㎡, 699억원)

　*농촌진흥청 3건 중 1건(1369억원)

　△국립 축산과학원 가축 유전자원 시험장 이전(1369억원)

　*기상청 2건 중 1건(1571억원)

　△정지궤도 기상위성 지상국 개발(1571억원)

　*관세청 1건(2468억원)

　△제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 구축(4대 전략 16개 과제 2468억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6건, 1조8936억원>

　*평창올림픽 국도 3건(4138억원)

　△국도6호선 둔내~무이 22.5㎞ 용량보강(1597억원)

　△국도6호선 무이~장평 5.5㎞ 확장(781억원)

　△국도6호선 장평~간평 24.8㎞ 용량보강(1760억원)

　△울산신항 북항 방파호안 603ｍ 축조(1717억원)

　△지적 재조사사업(전국 554만 필지, 1조2065억원)

　△예당저수지 물넘이 확장(가로 15ｍ 높이 5.6ｍ 13련+제체보강 215ｍ, 1076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