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구두 발주 등 ‘3대 불공정 하도급 행위 근절’을 위한 서면실태조사에 착수한다.

　원사업자 조사 대상은 200곳에서 2000곳으로 10배 이상 확대, 건설업계 전반에 걸친 실태 조사가 될 전망이다.

　1일 공정위에 따르면 하도급 구두발주 근절을 위한 첫 조치로 제조업 중심의 서면미발급 혐의 439개 업체에 대한 자진시정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해 제조업 6만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하도급거래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후속조치다.

　이어 올해는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불공정 하도급 거래 서면실태조사에 나선다.

　신봉삼 기업거래정책과장은 “건설업계는 매우 크게 (서면실태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지난해 200곳에서 올해는 2000곳으로 확대하기로 한 만큼 사각지대에 놓인 협력사의 애로사항이 상당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고질적인 구두 발주 관행 등이 개선되고, 서면계약 등 동반성장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조만간 건설업계 협력사와의 핫라인을 구축, 구두 발주 등 3대 불공정 행위 혐의 포착에 나서기로 했다.

　실태조사 주요 내용은 구두 발주와 부당단가 인하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구두로 합의(계약)한 이후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도 서면계약서를 미발급, 원사업자와 협력사가 하도급대금을 놓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A사는 B사와 같은 계약 조건으로 C사에 문화재 소방설비 관련 경화토 포장공사를 진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서면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아 하도급 대금 금액을 놓고 분쟁을 일으킨 바 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건설업계 서면실태조사를 연내 시행해 내년 초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며, 서면미발급을 반복한 업체는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교육 이수를 권고할 방침이다.

　정당한 이유없이 자진시정이나 교육이수를 거부할 때에는 현장 직권조사를 시행하는 한편, 형사고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형용기자 je8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