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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로ㆍ광케이블 예비율 기술검증, 시각차 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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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유선 통신망 인프라를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후발사업자들이 빌려 쓰도록 하는 ‘필수설비 제공’ 제도를 두고 업계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2일 국립전파연구원 대회의실에 열린 기술검증 공청회에서 관로 및 광케이블의 예비율과 관련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검증결과에 이견이 엇갈렸다. 이번 공청회는 1차 기술검증 공청회에 참여하지 못했던 200여명 이상의 정보통신공사업체들도 참여하며 논쟁이 더욱 가열됐다. 이들은 “이번 검증은 실제 관로에 케이블을 넣어보는 등의 현장 검증 없이 이론적인 산술수치 산정에 치중한 형식적인 검증에 그쳤다”며 검증결과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현증검장을 포함, 공정하고 철저한 절차를 거쳐 다시 한 번 기술검증을 할 것을 요청했다.
기술검증을 담당한 이상우 ETRI 선임연구원은 현장검증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현장상황은 것은 굉장히 가변적이고 기후 및 지형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좀 더 객관적인 상황에서 마찰계수와 여유율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 현장검증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실험환경을 구축해 검증해보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미 국내외에서 모든 환경을 통제한 상태에서 실험한 데이터가 많이 있고, 이런 데이터들이 곧 현장 검증한 효과와 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청회에선 관로 및 케이블의 여유율 산정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인 마찰계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윤활제 사용을 전제로 한 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KT 측은 “2000년 이후 환경오염의 영향 등을 이유로 윤활제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업체측도 “현재 윤활제를 사용해 시공하는 업체는 없다”며 “원칙적으로 윤활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관로에 잔존하는 윤활제는 완벽히 제거할 방법이 없어 환경 및 인체 유해물질로 남아 그 피해수준이 심각할 것이다. 또 윤활제를 사용하게 되면 케이블이나 관로에 흡착된 윤활유가 생활하수로 유입될 것이다”고 주장하며, 환경영향 평가를 먼저 시행하고 기술검증을 다시 진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윤활제 사용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 증명된 자료가 있고,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다양한 공법도 나와있는 상태다”며 “다양한 통제기제를 적용해야하는 것이 KT의 의무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환경오염 방지대책을 마련한다면 윤활제 사용이 가능할 것이고, 또 가능하기 때문에 기술공법에도 규정해놓은 것 아니겠냐”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도 서로의 이해가 갈려 원만히 진행되지 못했다. KT와 이용사업자 측은 기술검증 결과에 대해 “상대에게 유리한 쪽으로 검증이 진행됐다”고 상반된 입장을 전하며 격앙된 분위기를 몰고갔다.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자 KT 협력업체 및 정보통신공사업체를 대표해 나온 패널이 공청회 무효를 주장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홍연정기자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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