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지자체가 등급제한입찰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및 지방계약법령상 근거 규정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등급제한 자체 발주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영덕 연구위원은 이 같이 주장하며 “중소 건설업체의 수주 기회를 확보해주려는 등급별 입찰제도 본래의 취지 달성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2조’에 의거해 중소 건설업체의 실질적인 수주 기회를 확보해주고, 소수 건설업체에 의한 독점 수주를 방지해 건설업체의 균형 발전을 도모키 위해 등급별 제한 경쟁 입찰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적용 대상 공사는 추정 가격 95억원 이상의 토목 및 건축공사로서 경쟁 입찰 대상 공사이다.

조달청에서는 지난 1월1일 입찰공고분부터 일부 등급 또는 같은 등급내 상위업체에 공사배정이 다소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고 공사의 대형화추세를 반영하는 등 ‘등급별 제한경쟁입찰제도’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현행 6개 등급을 7개 등급으로 세분화하고, 등급편성기준과 그에 따른 공사배정규모를 상향조정한 것.

김 연구위원은 “그러나, 등급제 적용 공사 물량이 전체 공사의 20%에 불과한 반면, 그나마 등급 제한으로 발주된 등급 공사 중 해당 등급의 업체가 수주한 비중은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발주물량 측면에서 보면, 등급 제한 입찰을 발주기관의 자율에 맡기고 있는데 현재 조달청과 LH공사만이 등급제한입찰을 시행하고 있어, 시행기관이 절대 부족한 문제점이 도출됐다.

또한, 대다수 지자체가 등급제한입찰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및 지방계약법령상 근거 규정이 미흡하다며 등급 제한 자체 발주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자체 공사가 조달청으로 위임 발주될 경우 자자체가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 등급 제한으로 발주토록 규정이 변경됐는데, 사례가 미미하다보니 등급별 제한 경쟁을 적용하는 지자체 공사가 크게 줄기도 했다.

특히, 추정 가격 200억원 이상인 고난이도 PQ 공사에 해당되는 교량, 철도, 공항, 지하철, 터널공사 등의 경우는 등급 제한 발주에서 제외돼 운용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운용기준 측면에선 해당 등급의 대부분의 업체가 실적 평가 만점 기준에 비해 보유 실적이 부족하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키 위해서는 상위 등급의 업체와 공동 도급을 통해 실적을 보완해야만 입찰 참가가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등급 제한 입찰제도의 당초 취지와는 달리 해당 등급 업체의 수주 비중이 50%에 그치고 있다.

또한, 매년 등급별 물량에 대한 정보가 불완전해 발주될 공사의 분포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어 등급별 공사 배정 물량이 차이가 날 수 있고, 건설업체의 시공능력평가액에 근거해 등급을 구분․운용함으로써 배정 공사 규모가 해당 등급 업체의 시공 능력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는 점도 문제점이다.

동일 등급 내에서 낙찰자를 선정할 경우, 실적이나 기술력이 다소 우수한 해당 등급 내 상위에 있는 업체가 유리하기 때문에 동일 등급 내에서의 상․하위 업체 간 수주가 불균형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그는 “이를 개선키 위해서는 ▲등급제한입찰제 전체 공공기관으로 확대 ▲지방자치단체 직접 발주 시, 각 지자체가 등급제한 기준을 운용해 발주가 활성화되도록 추진 ▲지자체의 조달청 위임발주공사에 대해서는 별도 요청 없이도 발주가 가능토록 지방계약법 시행령 개정 ▲해당 등급 공사에 해당 등급의 업체만 입찰에 참여토록 제한 ▲시공 경험 평가 만점 기준완화 혹은 공동 도급시 실적 합산 방식 개선 ▲해당 등급 업체의 참여 지분 높을수록 PQ 평가 시 가점 부여 ▲각 등급별 배정 공사의 범위는 시공능력 평가액과 상관없이 등급 내 업체들의 실적 분포실태 등을 감안해 배정 ▲수요기관별 자체적 등급을 정해 운용토록 허용하는 등 평가 기준, 등급 편성 및 공사 배정 규모 등 합리적으로 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