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이후 협상이 중단된 한국의 터키 원전 건설 사업 참여에 불씨를 살렸다.

　6일 청와대에 따르면 터키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아딜레 술탄 궁전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의 단독회담에서 20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의 터키 원전 건설 사업 협력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에르도안 총리는 “형제 국가인 한국이 터키 원전 2기를 건설해주기를 희망한다”고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흑해 연안의 시노프 원전 총 4기(APR 1400) 가운데 원전 2기 건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최금락 홍보수석은 “그동안 원전 입지와 전기요금, 지급보증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 간 이견이 있었으나 이들 문제에 대해 절충할 의향을 갖고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의 터키 원전 시장 진출은 2010년 6월 터키와의 우호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지만, 일본의 저금리 건설자금 조달방식(원전 건설 후 나중에 대금을 받는 PF 방식)과의 차이로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이로 인해 2030년까지 원전 80기 수주, 세계 발주물량의 20%를 차지하겠다는 원전 수출 청사진에 빨간등이 켜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에르도안 총리의 ‘우리나라 원전 2기 건설 요청’은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한국의 원전 기술력을 재검토한 것으로 분석, 우리나라 원전 기술 진출에 파란등이 켜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은 이어 한-터키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양국 간 경제교류 심화ㆍ확대에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올 상반기 내 양국 간 FTA 체결이 성사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 SK에너지ㆍ남동발전소와 터키 국영전력회사인 EUAS사는 6일 압신-엘비스탄 지역 내 20억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한형용기자 je8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