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산업은 건설제도와 건설인의 의식이 상호 작용하는 가운데 업역주의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 그 결과 전형적인 정부 지향적 행동 양식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한국 건설산업의 업역주의에 관한 문화적 고찰’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윤영선 건산연 연구위원은 “문화 이론의 분석틀을 활용해 한국 건설기업들은 ‘강한 업역집단과 강한 역할 규제’형의 생산 활동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러한 생산활동 관계의 특징과 한국인의 보편적 가치관에 영향을 받은 한국 건설인들의 의식은 업역 이기주의적 특성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국내 건설기업들은 시장 지향, 정부 지향, 공동체 지향, 연고 지향 등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 행동 양식 가운데 정부 지향적인 행동 특성을 강하게 보이고 있는 게 윤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업역주의 문화가 견고하게 자리 잡은 현재의 건설산업 상황에서 건설기업으로 하여금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불리는 시장 지향적 행동 양식을 유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건설산업의 업역주의를 해소키 위해서는 ‘경쟁 원리에 바탕을 둔 시장 지향적 접근과 협력 원리를 중시하는 공동체 지향의 접근을 공유한 형태의 건설제도와 문화의 구축’이 시급하다.

그는 “최근 우리 사회 및 경제의 선진화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는 공동체 자유주의 또는 상생적 자유주의의 개념들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며 “향후 건설산업 정책은 공공 발주자에게 자율권을 부여해 자발적인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토록 하고, 발주자 리더십에 의한 상생협력 문화의 성공 사례를 축적․전파시켜 나간다면 건설산업의 업역주의는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