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납품 비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고리원전 3ㆍ4호기 내 2차계통(터빈 및 주변기기)에 설치된 밸브작동기에 폐기대상 부품이 조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이 지난 3개월 동안 실시한 고리원전 납품비리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이와 관련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는 고리원전 2발전소 4급 과장 신모(45)씨와 2급 기계팀장 김모(48)씨를 구속기소했다.
또 H사 소속 정비담당자인 이모(49)씨와 협력업체 대표 12명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협력업체 H사 대표 황모(54)씨를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과장은 2008년 황 대표와 짜고 제2발전소(3ㆍ4호기) 내 정비고에서 보관 중이던 고․저압터빈밸브작동기용 컬럼(덮개) 세트, 스핀들(축), 덤프밸브 세트 등을 빼돌리기로 했다. 이 부품은 예비품으로 발전소가 보관해오다 유효기간이 지나 녹슨 채 방치돼 왔다.
신 과장은 3년 동안 3차례에 걸쳐 폐기대상인 10개 부품을 발전소에서 반출해 황 대표가 운영하는 H사에 넘겼다. 시가 4억9700여만원 상당이다. 황 대표는 이를 새것인 것처럼 속여 다시 고리원전에 납품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불법 자제가 사용된 폐기대상 부품 10개 중 7개는 아직 사용이 되고 있다.
특히 검찰에 구속된 김 팀장은 직접 납품업자들에게 금품을 요구하거나 부하직원을 시켜 납품업자에게 자신이 개설한 차명계좌로 금품을 송금 받아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김 팀장이 개설한 차명계좌는 2발전소장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팀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14명의 업자들은 친인척, 직원, 직원가족, 초등학교 동창, 건물세입자, 교회 사모임 총무 등 지인에게 송금하고 그들이 김 팀장의 차명계좌에 송금하게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수주실적이 있는 이들은 300만~6850만원씩 모두 3억7400여만원을 송금했다.
범행에 사용된 차명계좌만 69개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