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타임즈) 이헌규 기자= 

- 재건축 단지 급매물 사라지고 호가 급등

- 강남구만 수혜 "지역별 양극화" 부추켜

지난 1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은 주택시장 활력 회복과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대책은 재건축 규제 완화,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9·1 부동산 대책'에는 기대와 우려가 담겨있다.

재건축 규제가 대폭 풀릴 재건축 대상 단지는 급매물이 사라지고 호가(부르는 값)가 뛰고 있는 등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띠고 있다.

반면 주택시장 회복에 단순한 '신호'만 보내는 역할만 할 뿐이며, 서민주거 안정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정부는 대규모 신도시 건설의 근거가 됐던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기로 했다.

과거 주택이 부족할 시에는 대규모 택지공급이 필요했으나, 현재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신도시 지정은 축소하고 도심재생사업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일산이나 분당 같은 도시를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여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도 오는 2017년까지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이번 ''9·1 부동산 대책' 또하나의 핵심은 재건축 규제 완화다.

재건축이 가능한 연한을 종전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 단축했고, 안전에 문제가 없어도 낡아서 살기 불편하면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번 규제 완화로 재건축 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은 물론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등 재건축 단지들에서 급매물이 사라지고 호가(부르는 값)가 뛰고 있다.

또 신도시 미분양 아파트에서도 계약이 늘고 있는 등 이번 대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로 양극화 현상은 더욱 또렷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를 푼다해도, 재건축 여부를 결정하는 건 결국 사업성이기 때문에, 강남 같은 이른바 노른자 지역들이 혜택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아울러 사업성 높은 지역에서 재건축이 남발 될 것이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건축이 활성화되면 단기적으로는 집값을 띄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요인이 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대 행정학과 변창흠 교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사업성이 있는 서울 강남권 등은 노후도가 심각하지 않더라도 경제적인 평가로 사업 추진의 길을 열어줘 재건축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라며 "대상 지역에서 재건축 시한이 10년이나 당겨지는 효과가 있어 해당 지역의 집값 상승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결국 투기와 지역별 양극화만 부추겨서 서민 주거 안정과는 더 멀어질 수 있다.

여기에 주택 청약제도의 기조도 바뀌었다.

지금까지 청약제도는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을 위해 일정 기간 청약통장에 자금을 넣으면 자격이 주어졌으나, 앞으로 주택 청약 시 무주택자로 간주하는 전용 60㎡ 이하 소형 저가 주택의 기준을 현행 공시가 7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수도권)으로 상향하고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감점제도를 폐지했다.

이는 신규 아파트 분양 시 유주택자도 무주택자와 최대한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9·1 부동산 대책' 대부분은 정부 차원에서 시행령이나 규칙을 고쳐 진행할 수 있지만, 택지개발촉진법 폐지와 청약제도 개편 등은 여야 합의를 통해 국회 통과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이 언제 반영될 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