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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사협회](해설)사용후핵연료 공론화,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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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30일,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회가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정부에 권고하면 ,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관리정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위원회는 출범 10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과물 없이 제자리 걸음중이다. 각종 토론회를 열고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 최선의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공론화 작업을 어렵게 하는 여러 요인들이 존재한다.
◆장애물1, 한쪽으로 치우친 구성원
위원회는 현재 인문사회, 시민사회, 원자력계, 원전지역 등 각계 대표 13명을 위원으로 두고 있다. 당초 15명으로 구성할 예정이었으나 환경단체 추천인사 2명이 불참하면서 발족한 뒤로 줄곧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불참을 결정한 환경단체 추천인사는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거수기 역할만을 하기 위해 위원회에 들어갈 이유는 없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공론화를 위해서는 위원회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원자력계 전문가는 “공론화위원회는 일반 대중, 이해관계자, 전문가그룹까지 참여하는 폭넓은 논의의 틀이 돼야 한다”며 “원자력 찬반을 떠나 모두가 사용후핵연료 관리방법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만큼, 위원회 위원의 재구성과 실행계획 재설계를 위해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물2, 평행선 그리는 찬반 주장
“탈핵진영의 주장은 ‘기-승-전-원전 해체’다. 어떤 주제를 던져도 결론은 항상 ‘원자력을 없애자’는 쪽이니 제대로 된 토론을 할 수 없다.”
“미래의 안전한 삶을 위한 토론에서 원전해체와 원자력 줄이기는 언급할 수밖에 없는 주제다. 이를 빼고 토론을 하자니… 이는 우리 쪽 이야기를 듣지 않겠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다.”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찬반의견도 장애물로 꼽힌다.
실제로 원자력계 한 관계자는 “지난 10개월 간 여러 차례 열린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가치관과 입장에서 이야기를 했을 뿐, 교합되는 부분을 찾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대로라면 각자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아까운 시간만 흘러갈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공론화의 필요성과 정당성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각론적인 부분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공론화가 되기 위해서는 대치하고 있는 찬 반 진영이 지니고 있는 궁극적인 가치는 배제한 채 ‘어떻게 하면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을 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애물3, 목적 벗어난 광범위한 논의
‘사용후핵연료 관리방법에 대해 공론화한다’는 위원회의 목적에서 벗어난 논의내용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마스터플랜은 크게 ▲공론화 콘텐츠 생성 ▲공론화 실행 ▲공론화 홍보 등 3가지 영역으로 나눠져 있다. 기술과 사회, 제도 세 개의 축으로 콘텐츠를 생성하고 이와 관련된 주요 사실을 확인한 뒤 콘텐츠를 생성, 심층적인 논의를 통해 권고안을 도출하겠다는 게 세부적인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정책, 원자력 정책, 기술적 측면, 재산권 문제 등 공론화위원회가 해결해야 할 사안이 다수 발생한다.
이와 관련 원자력계 전문가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원자력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 지 등 광범위한 논의들까지 이뤄지고 있는 게 문제”라며 “신규 핵발전소와 폐로에 대한 공론화위원회를 별로도 구성해 각각의 공론화 진행 속도를 달리하는 것도 한 가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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