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점 책임점수 변별력 낮아 0.5점 축소 검토
- 단가심사 감점 범위 축소, 기준단가 개선 예정
- 수주독점 방지 '시공여유율 평가' 신설

정부가 '최저가낙찰제'의 문제점을 보완·대신할 '종합심사낙찰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한 결과 공사수행·가격평가 변별력은 '합격', 저가투찰 방지는 '낙제'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종합심사낙찰제 시범사업으로 발주한 '수원 호매실지구 B8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입찰에서 한양이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종합심사낙찰제는 가격만으로 건설업체를 선정하는 최저가낙찰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공사수행능력 ▲가격점수 ▲사회적 책임점수 등의 합계가 가장 높은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첫 시범사업에는 44개 업체가 입찰했다.

그 결과 당초 정부가 의도한 공사수행능력·가격평가 변별력 확보는 달성했으나, 일부 저가투찰 관행 등이 여전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번 입찰에서는 과거 모든 입찰자가 특정 입찰률(72~73%)에 집중하는 행태를 벗어나 분산입찰(70.5~93.3%)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법정관리 등 경영위기 기업은 여전히 저가 투찰 행태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법정관리 기업의 평균 투찰률은 예정가격의 71.977%였으며, 신용평가등급 'A' 이상 기업의 평균 투찰률은 예정가격의 75.017%로 나타났다.

그동안 최저가낙찰제에서는 신용상태에 관계없이 다수업체가 72∼73% 수준에 집중 투찰했었다.

이 같은 투찰률은 아파트 건설사업의 특성상 중견기업 간 높은 경쟁구도 및 최저가낙찰제도에서 비롯된 업계의 타성적 저가투찰이 입찰가격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공사수행능력과 가격평가부문 변별력은 상당히 확보했다는 평가다.

공사수행능력 점수에서 만점을 받은 입찰자는 없었으며 최고점과 최저점 간에는 4.23점(45점 만점 기준 9.4%)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번에 낙찰받은 한양의 경우는 공사수행능력에서 최고점을 획득했다.

실제로 단순투찰가격상의 만점업체는 18개사였으나, 단가·하도급심사까지 반영한 종합 가격평가에서는 2개 업체만 만점(55점)을 받았다.

반면 건설고용 실적, 건설안전 실적, 하도급·공정 거래실적 등을 감안한 사회적 책임점수의 경우 만점(1점)을 획득한 입찰자는 7개 업체로, 변별력이 다소 낮았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사회적 책임점수의 가점을 1점에서 0.5점으로 축소하고, 사회적 책임점수는 가격 점수에는 영향없이 공사수행점수에만 영향을 주는 방식을 검토중이다.

또 건설안전·품질확보와 과도한 가격 경쟁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세부공종 단가심사의 감점범위를 기준단가의 ±20%에서 ±15%로 줄이고, 기준단가도 '설계가격 70%+입찰자 평균가격 30%'로 개선할 예정이다.

아울러 특정업체의 수주독점 가능성 방지를 위해 '시공여유율 평가' 신설도 추진키로 했다.

국토부 문성요 건설경제과장은 "시범사업 공공기관인 한국도로공사, 수자원공사, 철도시설공단, LH 등과 협의를 거쳐 제도적 보완 후 추가적인 시범사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