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자동감지…꼭 필요한 신호만 부여
전자신호제어가 핵심…통신공사와 연관
도로 안 차량검지기 파손문제 해결해야

내년부터 교차로에서 차량의 흐름을 자동으로 감지해 꼭 필요한 신호만 부여하는 새로운 신호체계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22일 이런 내용의 ‘교차로 감응신호시스템’ 도입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이 시스템은 교차로의 차량소통 능력을 높이고 교통사고를 줄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차량의 움직임을 방향별로 자동 감지해 꼭 필요한 신호만 부여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주도로에 직진신호를 부여하게 된다.

이는 교통상황에 관계없이 신호가 반복적으로 똑같이 표출되는 일반신호시스템과 구별된다. 기존 신호시스템의 경우 고정적으로 되풀이되는 신호체계 때문에 불필요한 차량대기와 신호위반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반해 ‘교차로 감응신호시스템’을 적용하면 교차로에서 불필요한 신호대기와 교통혼잡을 완화하고 신호위반을 줄일 수 있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이 시스템 적용이 일반화돼 있다.

▲ '교차로 감응신호시스템’ 구성도.

우리나라도 과거에 서울시와 이천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차로 감응신호시스템’을 적용한 바 있다.

하지만 포장체 속에 매설되는 차량검지기가 끊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이로 인해 유지보수 비용문제와 관련 민원 등이 자주 발생함에 따라 ‘교차로 감응신호시스템’ 도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지는 못했다.

국토부는 경찰청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도입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작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시범사업은 도시부와 지방부로 나뉘어 실시됐다. 
우선 도시부는 화성시 국도43호선 장안대입구에서 왕림성당 앞에 이르는 2km 구간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됐다. 지방부의 경우 포천시 국도87호선 가산교차로에서 유교3교차로에 이르는 2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범사업 결과, 교차로 1개소 평균 직진(녹색)시간이 시간당 약 11분(27%↑) 빨라지고 통과 차량대수는 약 259대 증가(12%↑)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신호위반 건수는 1일 167건이 감소(51%↓)하는 효과를 거뒀다.

국토부와 경찰청은 시범사업 효과를 전국의 주요 국도에 적용할 경우 사회적 편익이 연간 46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올해 말까지 ‘교차로 감응신호시스템’ 설치기준 및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내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교차로 감응신호시스템’의 도입 확대는 정보통신공사업계에도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시스템 구축의 뼈대가 되는 전자신호제어설비 및 차량검지기 설치 등에 관한 사업이 주로 정보통신공사 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차로 감응신호시스템’ 도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관련공사 발주가 활성화되고 업계의 일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앞서 시스템 도입을 추진했던 지자체가 경험했던 것처럼 차량검지기 파손 문제는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로 보인다.

실제로 국도의 경우 대형차 등 차량통행이 많아 도로가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국도의 교차로부는 차량의 잦은 정지와 출발, 회전 등에 따라 압력이 가중돼 아스팔트 포장체가 밀려나고 균열 등 변형이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교차로부 포장체의 변형은 도로 안에 매설된 차량검지기(Inductive Loop)의 단선을 발생시켜 감응신호시스템이 무력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감응신호시스템의 기능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교차로부 포장체의 밀림현상이나 균열 등 변형에 저항력이 강한 포장공법 적용이 꼭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와 경찰청은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변형에 강한 특수포장을 교차로에 적용해 차량검지기 파손문제를 해소했다.

시범사업에 적용된 특수포장 기법은 ‘SMA(Stone Mastic Asphalt)’이다.
SMA는 굵은 골재를 사용하고 골재밀도를 높이면서 섬유소를 추가해 변형과 균열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 게 특징이다.

그렇지만 성능이 뛰어난 만큼 많은 비용이 드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국토부와 경찰청은 차량검지기가 설치되는 곳 등에 한정해 SMA를 적용함으로써 경제성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