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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도건설 예산집행률 5%…재정 늑장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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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나랏돈을 조기에 풀어 경기 부양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선 총사업비 협의에 시간을 허비하다가 해를 넘겨 국도 건설 예산을 집행하는 불합리한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 재정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도입한 총사업비 협의 제도가 공사비 삭감 도구로 전락한데 이어 예산 집행 속도마저 늦추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부 결산심사 결과 15건의 신규 국도 및 국도 대체 우회도로 건설을 위해 편성된 예산 384억8000만원의 집행률이 5.1%에 그쳤다.
국토부는 이처럼 집행이 부진한 사업 중 11건이 총사업비 협의 지연 및 발주기간 소요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총사업비 협의에 평균 6개월 이상이 걸리다보니 막상 입찰공고, 심의·심사, 업체 선정 등의 절차를 밟다보면 해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 둔내~무이 국도사업의 경우 85억4300만원의 예산 중 실집행액은 5.9%인 5억원에 불과했다. 이 사업은 무이~장평, 장평~간평 등과 함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사업으로 분류돼 2017년까지 반드시 공사를 마쳐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총사업비 협의를 시작해 그해 12월이 돼서야 협의를 끝냈고 업체 선정도 최근에서야 마무리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총사업비 협의에 반년이 넘게 소요되면서 연내 집행이 무산됐다”며 “완공 시기를 맞추려면 빠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도 건설사업의 총사업비 협의가 늦어지는 것은 기재부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분석이다. 총사업비 협의는 대부분 기재부 총사업비 관리과에서 맡고 있지만 국도사업의 경우 예산편성과 총사업비 협의를 연계한다는 이유로 국토교통예산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기재부 예산실 관계자는 “국토교통예산과의 경우 고유업무가 예산편성이다보니 편성업무가 끝난 그해 10~11월, 이듬해 1~2월 정도에 집중적으로 총사업비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늑장 업무 처리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총사업비 협의를 위한 사전절차가 너무 오래걸린다는 것이다. 현행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보면 실시설계 단계 총사업비 협의 시 조달청 위탁사업에 대해선 조달청의 설계단가 적정성 검토를 거치지 않아도 되지만 국토부는 규정에도 없는 사전 절차를 밟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토부가 총사업비 협의를 늦게 신청하거나 늑장 발주를 하고선 총사업비 협의 탓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총사업비 협의가 공사비 삭감도 모자라 집행속도까지 붙들고 있다”며 “국토부와 기재부가 남탓만 하지 말고 총사업비 협의기간을 최소화해서 국도 공사 발주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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