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유보금과 백투백 규정에 대해 건설업종별로 정반대의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그만큼 유보금 문제가 회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9일 해외건설협회가 중소ㆍ중견건설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40개 건설사 가운데 절반인 20개사가 유보금이 경영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특히 3개 회사는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미미한 수준이라고 답한 회사는 6개에 불과했다.

　해외건설 공사에서 하도급업체의 수익률이 한자리수를 넘기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사비의 10% 수준인 유보금을 제때 환급받지 못하면 오히려 적자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하도급 거래 관계를 고려할 때 하청사가 원청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일이 쉬운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소기업 입장에서 해외건설 유보금 회수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해외 하도급업체로 참여한 건설사 가운데 상당수는 원청으로부터 백투백 원칙에 따라 유보금을 받지 못하면 법적 조치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건협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원청사가 발주처로부터 유보금을 받지 못해 백투백 원칙에 따라 유보금을 받지 못할 경우 대응 방법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기업의 60%가 ‘법적조치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업은 단 1곳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