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효과를 통해 대기업의 동반성장 활동을 촉진한다는 도입 취지를 살리려면 동반성장 활동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대기업까지 모두 지수 산정 대상으로 포함할 필요가 있다. 평가 기업은 상대적으로 (동반성장 정책을) 잘 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비교)자료가 없어 기업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받고 있다.” - 국회입법조사처

　공정거래위원회와 동반성장위원회가 공동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 평가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평가대상 기업 수를 전체 대기업의 10%가량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 최소 300여곳 이상을 평가 대상 기업으로 확대해 이른바 동반성장 정책 이행을 잘해온 기업에 대한 ‘주홍글씨’ 낙인 문제 등을 개선하는 방안이다.

　특히 건설업종은 장기화된 건설경기 침체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대ㆍ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문제가 상당한 만큼 오히려 강화시켜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대기업ㆍ중견기업 10% 이상 포함해야

　국회입법조사처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2013년도 동반성장지수 공표와 제도 개선 과제’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현재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 기업이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기업보다 더 나은 동반성장 정책을 수립ㆍ시행하고 있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이를 위해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 기업을 전체 대기업의 10% 정도까지 확대할 것을 제시했다.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시작된 2011년부터 기업 수가 매해 증가해 2014년에는 134개 기업이 평가 대상으로 확대됐지만, 건설ㆍ제조ㆍ유통 등 업종별로 20여개 기업만 참여하다 보니 동반성장을 잘해온 기업끼리만 경쟁해 등급을 구별하는 모순적인 구조를 개선하려는 조치다.

　현재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보통(개선)’을 받게 되면 평가를 받지 않은 일반 기업과 비교해 동반성장을 소홀히 하는 것처럼 비치는 등 기업 이미지 훼손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입법조사처의 제안대로 건설업종 평가대상인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등 대기업뿐 아니라 시공능력순위 30위권 밖의 기업까지 참여하게 되면 동반성장 정책의 실효성을 더욱 수월하게 구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입법조사처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동반성장위원회는 “3명뿐인 전담인력 및 예산 문제 등을 고려해 평가 대상 기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체감도 조사 반영 비율 확대

　입법조사처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진하는 ‘중소기업 체감도 조사’ 평가의 반영 비율을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보다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개선책도 제시했다.

　공정거래협약은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협력사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체감도 조사 대상은 이보다 광범위한 만큼 평가 대상 기업의 동반성장 정책 시행 노력이 확대ㆍ반영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동반위가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 기업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할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 및 동반위의 전담인력 확충 방안도 제시했다.

　박충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동반성장지수는 기업 간 불공정거래 행위를 없애고, 상생협력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평가 대상 대기업 수와 체감도 반영 비율 확대와 자료요구권 부여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건설업종은 내부 불공정거래 관계가 사회적 이슈가 된 만큼 평가기업 수 확대 등을 통해 강화시켜야 한다”면서 “평가 대상에 포함만 되더라도 권고 사항인 공정거래협약 체결 등 동반성장 정책의 강력한 유인책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발표된 ‘201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는 체감도 조사결과가 전년대비 10점 이상 상승한 기업으로 현대건설, 삼성물산이 꼽혔다.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삼성엔지니어링, 코오롱글로벌, KCC건설 등은 5점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기업의 동반성장 정책 시행의 낙수 효과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반성장지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에 대한 이행실적과 동반위의 ‘중소기업 체감도 조사 점수’를 같은 비율로 합산해 매해 5~6월께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