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발전사들의 수익구조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다. 전력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민간발전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낮아지고, 일부 발전사들의 경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4년간 엄청난 수익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발전회사들의 경영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특히 신규 발전소 건설을 통해 발전 사업에 새로 진출한 회사들로서는 당장 적자가 현실화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SK E&S, GS EPS 등 기존 발전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들의 경우 한전과의 전력수급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을 맺어 계약기간 동안 수익을 보장받거나 연료인 가스를 낮은 가격으로 직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그나마 일정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새로 진출한 회사들은 전혀 대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대륜발전의 양주열병합발전소나 7월 상업운전에 돌입한 포천파워의 포천복합발전소 1호기, 10월 준공하는 에스파워의 안산복합, 12월 준공하는 동두천드림파워의 동두천복합 1,2호기 등 발전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회사들 모두가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민간발전사들의 수익률이 떨어진 요인은 무엇보다 연료비는 상승하는 반면, 전력시장가격(SMP)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이어서 LNG 난방수요가 적고 환율도 크게 떨어져 연료비 인하가 기대되고 있지만, 발전사들이 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는 가스가격은 겨울철(1~2월)과 비슷한 104만원/t에 달할 정도로 높다. 반면 전력예비력이 넉넉해지면서 LNG복합발전의 가동률이 낮아짐에 따라 전력시장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5% 이상 낮아지고 있다. 특히 첨두부하인 LNG복합발전이 전력시장에서 정산 받는 전력시장가격의 경우 지난해는 190원/kWh 이상일 때가 많았지만, 올해는 기껏해야 최대 160원/kWh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력당국은 전력시장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 제약비발전 전력량정산금(COFF·계통사유로 발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기대이익)과 무부하비용(발전기 출력이 0인 상태에서 시간당 소요되는 비용) 등 전력시장제도 개선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민간발전사들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지난 3~4년간 한전의 적자 속에 민간발전사들이 다소 과도한 이익을 거둔 점은 인정하지만, 이는 전력예비율이 크게 낮아져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데도 이를 민간발전사들의 폭리로 몰고 가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현상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전력시장가격을 낮추려는 방향으로 전력시장제도를 개선하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인 숭실대 교수도 “지난해까지는 낮은 전력예비율 탓에 비싼 발전기가 가격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LNG복합발전의 수익률이 높았지만, 당장 올해부터는 신규 발전기 준공과 노후발전기 폐지 등으로 예비율이 높아져 LNG복합발전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고정비 성격의 용량요금(CP)을 현실화하는 등의 현행 전력시장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새로 건설되는 LNG복합발전소들의 존립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