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남동/남부발전 C에 그쳐…한수원 E로 최하위
석유·광물자원公 선전…한전 등 성과급 50% 감액

공기업 정상화 대책의 여파일까. 정부가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 결과 매우 박한 점수를 매겼다.

기획재정부가 18일 밝힌 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2012년보다 크게 부진해 A등급 2개, B등급 39개, C등급 46개, D등급 19개, E등급 11개로 나타났다. 성과급 지급대상인 C등급(보통) 이상은 87개 기관에 불과하다. 2012년에는 95개 기관이 C 등급 이상을 받았다. A등급을 받은 기관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단 2곳으로 2012년 16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전멸 수준이다.

전력그룹사를 포함해 너지 공기업의 경우 정부의 평가결과는 혹독하기 그지없다.
우선 전력그룹사의 경우 2012년 B등급을 받았던 한전은 C등급으로 한단계 내려갔다. C등급에는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등이 포함됐다.

경영평가단은 한전에 대해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흑자로 전환됐지만 2013년 전력수급위기 등 안정적 전력 공급에 대한 기관의 노력이 미흡했고 국민 불편을 초래한 점을 엄중히 평가했다. 또한 송전탑 건설 관련 갈등관리 노력이 부족했다고 판정했다.

한수원은 D등급에서 최하인 E등급으로 추락했다. 이는 원전부품 납품비리에 따른 원전 정지사태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됐다.

발전5사의 경우 모두 순이익 감소를 이유로 2012년 A를 받았던 남동발전과 남부발전이 C등급으로 2단계가 떨어졌으며, 동서발전과 서부발전은 B등급에서 D등급으로, 중부발전은 C등급에서 D등급으로 하락했다.
에너지공기업 중에서는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두 기관 모두 2012년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E)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평가에서는 C 등급으로 두단계 올랐다.

경영평가단은 석유공사에 대해서는 해외자회사 인수관련 지분법 손실규모 감소 등 적자규모가 축소돼 경영효율 지표 대폭 개선된 점과 전년도 0점을 받은 총인건비인상률 지표를 충족해 만점을 획득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광물자원공사에 대해서는 광물(구리)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투자사업수익이 개선돼 흑자 전환됨에 따라 경영효율 지표에서 대폭 개선된 점을 높이 사 2단게 상승하는 점수를 매겼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매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매출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줄었고 과다한 복리후생에 대한 개선실적이 미흡하다고 판단, 두단계 떨어진 D등급으로 판정했다.

특히 가스공사의 경우 해외투자사업에 대한 거액의 손상차손 발생 및 미수금 회수지연 등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했으며 청렴도 하락 및 복리후생 개선노력이 부족한 점을 들어 최하위 등급을 매겼다. 가스공사는 2012년 C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철도공사와 석탄공사도 E등급에 그쳤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한국가스안전공사가 B등급을 받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은 C,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D등급을 받았다.

강소형기관 중에는 에너지관리공단이 B, 한국산업단지공단·한국석유관리원·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이 C, 전력거래소 D, 원자력안전기술원 E등급으로 평가됐다.

◆ 정부 경영평가 어떻게 진행됐나 = 경영평가제도는 공공기관의 전년도 경영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임원 인사 및 직원 경영평가급 등에 반영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자율·책임경영체제 확립, 경영효율성 향상, 공공서비스 증진을 유도하는 제도로 1984년에 처음 실시됐다.

이번 경영평가는 교수, 회계사 등 156명의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단(단장 염재호 고려대 교수, 부단장 박순애 서울대 교수)이 117개 공공기관(공기업 30, 준정부기관 87) 평가를 실시했다.
특히 평가단은 평가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3년이상 연임, 최근 6년중 4년 중임자 제외 및 공공기관으로부터 과도한 연구용역 수주, 강의, 비상임이사 경력자 등을 제외하는 등 엄격한 윤리검증 등을 거쳐 작년 평가단의 78%가 교체됐다.

기획재정부측은 평가 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은 부채과다 및 방만경영 기관의 성과 부진과 안전 관련 기관의 집중 점검에 기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점 관리대상 30개 기관 중 20개 기관이 지난해보다 등급이 하락(6개 기관은 동일 등급 유지)하고 중점관리대상 기관 중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C등급 이상 기관이 지난해 25개 기관에서 17개 기관으로 하락했다.
이와 함께 원전 불량설비 납품 관련 비리 등 국민안전에 위해 요인을 발생시킨 기관에 대해서는 해당 사실을 평가에 엄격하게 반영해 최하위 등급을 매기고, 해양안전 등 재난 안전관리 관련기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사고 예방노력과 대응체계를 중점 평가했다.

◆ 평가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는 = 기재부측은 C등급 이상을 받은 87개 기관(A등급 2, B등급 39, C등급 46)에 대해서는 등급에 상응하는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 편람에 근거해 기재부 장관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경영평가급 지급률을 결정한다.

기관 평가 결과에 감사원의 자체감사활동 평가결과를 일정부분 가감해 경영평가급 지급률을 산정하며, 감사 평가결과가 B(양호) 이상이거나 C(보통) 이하인 경우 등급별로 한 등급차의 1/4씩 가감키로 했다.

특히 부채과다 기관 등에 대해서는 경영평가급 지급을 제한키로 했다. 2013년 편람에서 부채관리 자구노력 평가결과 등에 따라 성과급을 제한키로 한 10개 기관(한전, 수공, 도공, 석유공사, 철도시설공단, 광물, LH, 가스공사, 철도공사, 석탄공사 등) 중 성과급 지급 대상(C등급 이상)인 6개 기관에 대해 해당 성과급의 50%를 삭감한다는 것. 이중 LH, 가스공사, 철도공사, 석탄공사 등은 D등급 이하로 성과급이 없다.

이와 함께 평가결과 E등급인 울산항만공사와 2년 연속 D등급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기관장은 해임을 건의키로 했다.

원칙적으로 14개 기관이 해임건의 대상이나 가스공사, 석탄공사, 한수원, 원자력안전기술원, 철도공사, 원자력환경공단 등 12개 기관의 경우 기관장 임명기간이 6개월 미만이어서 해임 건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한 기관장 임명기간이 6개월 이상이면서 D등급을 받은 중부발전, 동서발전, 전력거래소 등 6개 기관장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하기로 했다. 원칙적으로 경고 대상이나 기관장 임명기간이 6개월 미만인 서부발전, 한난 등 10개 기관은 경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와 함께 우수·미흡 기관에 대한 예산상 조치로는 A등급 이상 2개 기관에 대해 차년도 경상경비예산 편성시 재무상태 등 기관별 여건을 고려해 1% 이내에서 증액하고, D등급 이하 30개 기관에 대해서는 차년도 경상경비예산 편성시 1% 이내에서 감액키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주무부처 및 공공기관에 통보하고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8월까지 대통령·국회에 보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