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산업단지 재생사업에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 추진된다. LH공사나 지방공사 등 노후 산단 재생사업을 책임질 공공기관의 재정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민간의 개발 의욕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준공 후 20년이 넘은 노후 산단이 전국적으로 57개에 달해 도로와 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이 노후화 됐지만, 개발이익이 크지 않아 민간 참여가 저조한 형편”이라며 “민간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국토부는 먼저 환지 방식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로 했다. 환지 방식은 새로운 공장용지를 내주면서 기존 공장용지는 상업용지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그 개발이익을 활용해 재생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상업지역으로 개발하면서 생기는 이익으로 도로나 공원 등 공공시설을 짓고 일부는 기부채납하도록 하면 노후 산단을 재정비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노후 산단 내 2개 지역, 또는 2개 노후 산단을 한데 묶어 개발하는 ‘결합개발’도 적극 추진해, 사업성이 낮은 지역도 사업성이 높은 지역과 패키지로 묶어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사업성이 높은 지역의 토지ㆍ공장 소유자의 반대를 넘어서기 위해 결합개발 때 사업성이 높은 곳에 공공시설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 개 노후 산단 재생사업을 여러 개 사업지구로 나눠 다수의 사업자가 사업 리스크나 부담을 나눠지는 ‘순환개발’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하나의 산단을 한 개 사업자가 총괄하다 보니 사업자의 부담이 너무 컸다”며 “재생사업을 전면 재정비, 기반시설 정비, 재건축 정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쪼개 여러 사업자를 참여시키는 제도적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일률적으로 개발이익의 50%를 공공시설 및 기반시설 설치에 재투자하도록 한 의무를 완화해주는 방안도 검토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노후 산단 재생사업의 시행자는 개발이익의 50%를 재투자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개발이익이 크지 않은 재생사업 특성상 이런 규정이 민간 참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를 완화해주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재생지구 내 일부 구역에 대해서는 입주 기업이나 토지 소유자가 공공에 의해 수립된 기반시설 설치 계획, 토지이용계획 등을 수용해 개발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공공계획과 민간개발을 융합하는 개념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연내에 민간 참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