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수공)는 최근 건설공사 재해율이 건설업 평균 재해율의 절반 이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수공의 재해율은 0.36%로 건설업 평균 재해율인 0.84%보다 크게 낮다. 하지만 4대강살리기사업과 경인아라뱃길 등 대형 국책사업을 잇따라 추진했던 지난 정부 때는 적지 않은 인명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건설업 재해율이 늘어나는 것과 같이 수공 재해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 수공의 재해율은 0.19%였지만 2012년에는 0.36%로 2배가량 높아졌다.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가운데)이 운문댐 비상여수로 건설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중대 건설사고 제로(Zero)화

　이 때문에 수공은 올해를 중대 건설사고 제로(Zero)화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수공은 올해 초 중장기 전략경영계획을 선포하면서 위기관리 전담조직인 ‘미래기술안전본부’를 신설했다. 각종 점검과 훈련 등 사고 예방에 주력하는 한편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확산 방지와 신속한 복구를 위한 각종 매뉴얼 정비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6월 4일을 ‘K water 안전점검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K water 안전관리헌장’을 선포하는 등 안전관리 의지를 대ㆍ내외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개별 공공기관이 안전점검의 날을 지정하고 안전관리헌장을 선포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건설현장뿐만 아니라 댐 등 다수의 국가기반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수공은 시설물 관리와 재난 상황에 대한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수공이 관리하고 국가기반시설은 50개로 국가 전체의 18.2%, 국토교통부 소관시설의 67.6%를 차지하고 있다. 수공은 홍수나 가뭄, 수도사고 등 20개 유형의 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이와 함께 수공은 매월 감독원의 자체 안전점검과 본사 차원에서의 불시 점검, 취약현장과 취약시기에 대한 특별안전점검 등 상시 안전점검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숨어있는 건설위험 요소를 제거

　수공의 건설현장 안전대책의 핵심은 관리체계 강화다. 426건의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수공 입장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체계 마련이 필수다. 현재 수공은 2010년부터 안전보건공단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 18001)을 도입해 공사비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에 적용하고 있고, 운영결과를 내부경영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큰 틀에서 건설현장 안전관리를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모든 사각지대까지 완벽하게 예방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수공은 최근 대형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거푸집ㆍ동바리와 건설기계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거푸집ㆍ동바리 실명제를 도입했고, 건설기계 운전수와 신호수가 주의해야 할 위험요인과 안전대책 등을 장비에 부착하는 위험요소 장비 부착제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공은 1회 타설높이가 2ｍ 이상이거나 전체 면적이 40㎡ 이상, 1회 타설물량이 20㎥ 이상인 거푸집과 높이 3.5ｍ 이상이며 체적이 350㎥ 이상인 동바리에 적용하는 실명제를 통해 안전 관련 사항 이행 여부를 공사감독원 등이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건설현장에서 1개월 이상 상주하는 백호와 크레인, 펌프카 등 주요 건설기계에도 위험요인과 안전대책을 적어 부착하고 작업시작 전에 장비기사 등이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혹서기와 혹한기에 근로자 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근로자 쉼터를 마련했고, 안전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현장 근로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도 올해 일부 현장에 대해 시범 적용하고 있다.

　완벽한 안전 관리를 위해

평화의댐 치수능력 증대 건설공사에서 고위험공종에 대한 합동점검 과정.

　수공은 시공단계의 안전관리는 물론 계획 및 설계단계 안전관리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동바리 등 가설구조물 설계지침을 제정할 예정이다. 가설구조물은 공사가 끝난 다음 철거되기 때문에 설계와 시공이 부실하게 진행될 우려가 있고, 실제로 관련 사고도 심심치 않게 보고되고 있다. 이에 수공은 가물막이와 흙막이공, 동바리, 가설교량, 지반앵커 등 가시설물에 대한 설계지침을 올해 10월까지 마련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적정 공사기간 산정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촉박한 공사일정으로 인해 무리하게 진행되는 작업이 건설 산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공은 적정 공사기간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해 내년에 공기산정기준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안전관리분야 외부전문가를 확대하고 기술심사에서 안전관리분야 위원도 포함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류태상 수공 기술안전처장은 “지난해 최계운 사장이 취임하면서 회사 경영에서 가장 핵심으로 안전을 꼽을 정도로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공사현장 안전은 물론 댐 등 수공이 관리하는 주요 시설물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