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등록기준 완화부터 영업정지 등 과잉처분 손질

   이르면 하반기 중 시행 추진

　<건설산업 불공정 관행 개선 추가과제 10건>

　△종합업계 건의사항(4건)-설계변경 때 계약금액 부당삭감 개선, 건설산업기본법령상 세부규정 병과(영업정지, 과징금 등) 및 처분기준 개선, 시공자제한 대상공사 확대(토목부문 추가 등), 해킹을 통한 입찰비리 제재 강화

　△전문·설비·기계업계 건의사항(5건)-하도급·장비대금지급보증서 미발급 때 하도급(장비업)자 보호규정 신설, 전문공사업 직접시공계획서 제출 제외, 하도급대금 지급기일 단축, 건설업 등록기준(자본금) 완화, 신설업체 등 건설업체 등록기준(자본금) 특례기준 신설

　△기타 건의사항(1건)-물품으로 발주되는 공사에 대한 입찰방법 개선

　앞으로 전자입찰 해킹범죄 연루업체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전망이다.

　또 영업정지·과징금 등의 건설업 처분병과 기준이 합리적으로 조정된다. 건설업 등록기준도 자본금 요건 등을 완화하고 신규 등록업체 등과 같은 특별한 사유에 대해서는 자본금 기준을 완화,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전문가들과 종합·전문·설비·기계·장비업계 담당자들이 모인 가운데 ‘불공정관행 개선 추가과제 발굴TF 총괄회의’를 열고 각계 건의사항들을 토대로 이런 10가지 과제를 추려냈다.

　10개 과제별 실행 가능성과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건설산업 불공정관행 추가대책’에 담아 하반기 중에 발표, 시행하는 게 정부 구상이다.

　10개 과제들을 살펴보면 국토부는 최근 대법원의 일부 무죄판결로 건설업계의 반발을 샀던 전자입찰 해킹범죄 연루업체들에 대해 영업정지나 등록말소 등과 같은 건설산업기본법령상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유사한 범죄의 재발을 방지함으로써 견실한 건설사들이 물량을 수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동시에 공공시장 입찰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대안이다.

　반면 영업정지와 과징금 등으로 병과되는 건산법령상 처분은 합리적으로 수술한다. 명백한 고의나 반복된 사례의 경우 병과처분을 유지하되 단순한 실수나 착오로 인한 법령 위반자들에 대해서는 일부 과다한 처분을 완화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건설업체들에 대한 처분이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에 의해 결정됨에 따라 불거진 형평성 논란 등을 불식할 대안도 모색한다.

　건설업 등록기준은 가능하면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특히 자본금 기준을 맞춰 신설되는 건설사들로선 초기에 투입되는 인건비, 자재비 등의 부담 탓에 등록기준상 자본금을 충족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해 적용 기준을 완화하는 특례조항 신설도 검토 대상이다.

　하도급대금지급보증서, 나아가 기계장비대금 지급보증서 미발급 업체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적 보호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나아가 현행 15일 이내인 하도급대금 지급기일도 10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과 관련법령상 이미 직접시공이 의무화된 전문공사업체에 대한 직접시공계획서 제출을 완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설계변경 때 계약금액을 부당삭감하는 발주기관의 횡포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에 더해 시설물 안전확보를 위해 시공자를 건설업자로 제한하는 대상도 토목시설을 중심으로 추가로 늘리는 방안도 마련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물품을 설치하는 공사가 제조업 대상의 물품 납품으로 발주되는 일부 물량에 대해서는 건설공사로 집행함으로써 시공품질과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월말 출범한 TF는 그 동안 생산체계 최상단의 발주기관의 불공정 관행을 시작으로 원·하도급, 하도급·2차 협력사, 건설근로자 관계 등을 단계적으로 논의했고 이날 회의에서 최종 과제를 선별했다. 다만 앞으로도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불공정 관행을 근절할 추가대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한 참석자는 “건설단체별 제안들을 10가지로 추렸지만 여전히 새롭고 효과적인 상생 대책을 만들기에는 모자란다는 게 정부 쪽 생각이었다”며 “당초 6월에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진 최종 대책도 정부 차원에서 추가회의를 통해 더 논의하는 쪽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좀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