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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조직 10년전으로 회귀, 조직 기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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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재난관리체계 조직개편 방향을 놓고 “소방조직이 10년 전으로 돌아가 기능이 약화되고 결국 피해는 국민과 소방공무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6년 동안 소방조직에 몸 담아 온 퇴직 소방관 문희웅 전 서울소방학교장은 10일 더케이 서울호텔에서 열린 ‘효과적인 재난대응을 위한 소방체계’ 정책 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하며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문희웅 전 학교장은 “국가안전처 조직에는 약 7천명에 이르는 국가직 공무원인 해경과 322명의 소방직공무원, 약 150명의 현 안행부 재난관련 공무원, 그리고 신규 공채까지 감안한다면 1만명이 소속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문제는 이러한 이질적 부서를 물리적으로 결합했을 때 선제권 장악을 위한 갈등의 소지가 크고 이전투구식 기 싸움이 심화될 경우엔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안전처 내 322명의 소수 소방공무원에 대해 인사와 감사, 교육, 상훈, 복지 등에 관여할 경우에도 큰 갈등의 소지가 있다”면서 “이로 인해 예산과 인력 확충 등 소방의 기능적 개선에 한계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난대응이라는 큰 개념 속에서 늘어나는 소방 수요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다.
문 학교장은 “소방의 수요는 4만 여 건의 화재와 30만 여건의 구조, 1,400만 여건의 구급 등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태풍 루사, 양양산불, 우면산 사태, 지하철, 대형건물 사고 등 순수 소방업무 외에도 광범위한 사고의 신고를 접수받아 초동조치를 취하고 합동대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지어 가뭄이 들어도 소방차가 출동하는 등 기후변화나 산업사회 변화에 따라 소방 수요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기에 염려가 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를 이겨내기 위한 동력은 바로 소방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금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1%이긴 하나 40%가 안되는 곳이 8곳에 이르는 등 지방직 소방공무원의 대우와 장비 등 시도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국민정서를 반영하고 사회변화 속도와 비례한 각종 예상 외 재난과 재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가 아니면 풀 수 없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해상구난 구조의 경비 부담 주체는 ‘국가’라는 등식이 성립되지만 육상재난은 ‘지방자치단체’라는 논리로 인해 앞으로도 지방사무를 중앙정부가 맡을 이유는 없다”며 “안전행정부 지방자치사무 인력은 안행부에 남고 종전 재난관련 인력은 국가안전처로 이동하게 되면 이는 ‘그 밥의 그 나물’로 ‘갑중에 갑’으로 변신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은 322명 소수의 국가직 소방공무원이 인질로 만들고 지방소방조직의 3만 9천여 명의 인력과 전국 소방관서를 장악하게 되며 안전행정부는 현 시점보다 권한이 막강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소방본부장의 직급 강등조치에 대해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방본부장의 직급을 1계급 강등하면 선거직 시도지사는 물론 하위 관계자와도 카운트 파트너쉽을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결국 시도 소방본부장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국가안전처의 소방본부장은 컨트롤타워 기능 수행에도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육상재난대응 해법 찾아 반드시 해결해야”
문희웅 전 학교장은 효율적인 육상재난 대응 조직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육상재난 대응 주체는 국가안전처가 됐든 소방본부가 됐든 중앙정부가 되는 것이 이번 국가 개조론의 큰 뜻일 것이지만 잘하는 소방에 칼질을 하는 것을 분명히 잘못됐다”며 “이를 간과할 경우 세월호 사고의 도미노가 육상재난에서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육상재난대응체계를 제대로 정비하기 위해서는 소방공무원의 신분을 국가직으로 일원화해야 하고 육상재난대응을 위한 총괄적인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직 신분의 일원화로 지휘체계를 확보하고 화재나 구조, 구급, 자연재해, 사회재난, 원자력사고, 시설붕괴 등 다양한 사고 유형별로 구분한 동원기관과 협력업체와 단체들이 망라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문희웅 학교장은 인명구조와 구급체계의 일원화 필요성과 통합적인 상황실 운영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중앙 119구조본부와 시도소방본부 특수구조단, 119구조대 초기 인명구조기관으로 지정해 운영해야 한다”며 “각급 기관의 긴급전화 인지도 중 1위인 119로 긴급신고창구를 일원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발생시 유관기관 업무의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국가안전처 이관과 관계없이 소방조직이 현장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재난응급조치체계를 재구축해야 한다”며 “재난유형별사고수습에 대한 매뉴얼 개발과 훈련을 비롯해 재난전문가를 양성하고 재난현장에 대한 통합지휘체계도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잘못하면 10년 전 회귀. 소방수뇌부 명심해야”
문희웅 전 학교장은 이번 국가 재난관리체계를 정립하는 과정에서 소방조직이 고비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10년 전으로 퇴보할 수 있다며 소방조직 수뇌부에 경고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소방방재청 설립 시 국개재난관리 시스템 기획단에서 11개 부처 60명과 함께 많은 것을 고뇌했었다”며 “이제 10년이 흘렀고 지금도 조직내 직렬간의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봉합되어 간다고 보고 있으나 잘못하면 10년 전으로 또다시 회귀해 조직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만에 하나 이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조직은 희망을 잃고 사기가 떨어져 해경의 세월호 사고 대응처럼 무기력해지게 되고 그 시행착오는 고스란히 국민과 소방공무원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특히 소방수뇌부 지휘관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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