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ㆍ광주ㆍ창원ㆍ부산 등 8조5000억 투자 기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집단취락에 대해 주거용도 뿐 아니라 상업ㆍ공업용도 개발이 허용된다. 해제지역 주택개발사업의 경우 임대주택용지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분양주택용지 변경이 가능해지고 민간의 개발사업 출자 비율은 확대되는 등 사업추진 여건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는 대전ㆍ광주ㆍ창원ㆍ부산 등에서 개발사업이 활성화돼 향후 4년간 8조5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는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집단취락의 정비사업을 유도하고 해제지역 개발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개발제한구역의 조정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안 수립 지침’ 및 ‘시ㆍ군관리계획수립지침’ 일부개정안을 마련해 1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집단취락 가운데 기존 시가지나 사회인프라시설과 인접해있어 상업ㆍ공업기능 수요가 있는 곳에 대해서는 준주거ㆍ근린상업ㆍ준공업 용도 개발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해제지역에 판매시설이나 공장이 들어설 수 있게 되고 집단취락 정비사업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자연녹지와 주거지역 용도로만 개발이 허용돼 주민들의 불편이 적지 않았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사업시행자의 부담을 낮춰 사업성을 제고하고, 민간의 개발사업 참여 여건을 개선하는 조치도 함께 취해진다.

　지금까지 해제지역 주택사업은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35% 이상 공급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임대용지가 매각되지 않는 경우 분양용지로 전환해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과중했던 공원녹지 조성 의무도 일반적인 수준으로 완화된다.

　또 민간기업은 지금까지 특수목적법인에 2분의 1 미만으로 출자해 해제지역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출자비율 제한이 3분의 2 미만으로 완화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규제 완화로 여의도 면적 4배 이상의 해제지역에서 개발사업이 촉진돼 향후 4년 동안 최대 8조5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특히 민간의 개발사업 참여가 확대되고 개발사업이 조기에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 규제완화, 어떻게?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에 대한 개발을 활성화하는 내용의 이번 규제완화 조치는 지난 3월 열린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와 제5차 지역발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표된 ‘맞춤형 지역경제 활성화대책’의 후속조치다.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지만 제때 개발사업이 착수되지 못해 주민불편이 큰 지역이 전국적으로 12.4㎢, 여의도 면적의 4.3배에 달하고 있어 조치가 필요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이들 미착공 사업이 촉진되면 앞으로 4년 동안 총사업비 기준으로 최대 8조5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개발사업 가운데 80% 가량이 대전, 광주, 창원, 부산 등 지방에 위치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후속조치는 △집단취락 해제지역의 용도지역 선택 다양화 △해제지역의 기반시설 규모 조정 △사업시행자 부담 완화를 통한 사업성 제고 △민간의 해제지역 개발사업 참여 확대 △해제지역 개발사업 추진절차 간소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수요 적합한 용도지역 선택범위 확대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의 집단취락은 총 1656곳, 106㎢ 면적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정비사업이 완료됐거나 정비가 진행 중인 취락은 171곳,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해제지역 집단취락의 경우 자연녹지지역 또는 주거지역의 용도지역으로만 개발이 허용돼있기 때문에 절대다수의 취락 정비사업이 지연되고 주민의 생활불편을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기존 시가지나 주요 거점시설(공항ㆍ항만ㆍ철도역)과 맞붙어있어 상업ㆍ공업기능 등 토지이용 수요가 있는 해제취락에 대해서는 토지이용 수요에 맞게 준주거지역, 근린상업지역, 준공업지역으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주거 위주의 개발만 가능했던 해제취락에 판매시설이나 공장 등도 들어설 수 있게 돼 취락 정비사업이 촉진되고 주민의 생활불편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난개발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원ㆍ녹지ㆍ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충분히 설치하도록 해 지가 상승의 이익을 환수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국토부 협의 등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을 지속 점검해 지가 급등 및 투기행위가 발생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실제 수요 맞게 기반시설 설치부담 낮춰

　LH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해제지역 집단취락에 기반시설을 설치하는데는 약 26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과도하게 계획된 도로, 공원, 주차장 등 기반시설은 실제 지자체 예산 부족 등으로 설치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민들의 생활불편은 심화되고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 양산되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제취락의 지구단위계획을 재검토해 기반시설을 실제 수요에 맞춰 적정하게 축소조정할 계획이다. 특히 해제취락 주변에 녹지, 공원 등이 충분히 존재하는 경우 취락 내 공원ㆍ녹지를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의 취락 정비 부담은 크게 줄어들고 실제 정비시설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대주택 공급의무 완화로 사업성 제고

　지금까지는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주택을 건설할 경우, 의무적으로 임대주택을 35% 이상 공급해야 했다. 이런 의무조항은 주택사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려 아예 부지가 매각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앞으로는 임대주택 건설용지가 6개월 이상 매각되지 않는 경우, 분양주택 건설용지로 변경해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더불어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산업단지나 물류단지를 개발하는 경우, 도시공원이나 녹지를 5~10% 이상 확보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일반지역과 마찬가지로 ‘도시공원 또는 녹지 또는 저수지 또는 하천 등’을 5~10%만 확보하도록 했다. 이런 조치들은 사업시행자의 부담을 줄여줘 사업성을 높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민간의 특수목적법인 출자 3분의 2로 확대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은 난개발을 방지하고 지가 상승으로 인한 우발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되도록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전면 매수 후 개발하는 공영개발 방식이 원칙이다. 다만 민간에 대해서는 해제대상지역 개발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에 2분의 1 미만 범위에서 출자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제지역 개발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에 민간의 출자비율 제한이 3분의 2 미만으로 확대된다. 2015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조치이지만 민간의 개발사업 참여가 늘어나고 해제지역 개발사업이 조기에 활성화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산업단지ㆍ물류단지 등을 조성하는 경우에는 개별법에 근거한 민간의 대행개발을 허용해 맞춤형 용지조성, 공사기간 단축 등을 원하는 민간의 참여도 확대된다.

△재심의 절차 해소…추진기간 4개월 단축

　현재는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뒤에 시장ㆍ군수가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할 때, 대부분 중앙도시계획위원회나 지자체 도시계획위원회 재심의를 받아야 했다.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중앙도시계획위원회(또는 지자체 도시계획위원회) 재심의를 받지 않고, 국토교통부 또는 도지사와 협의를 통해 개발계획을 변경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사업추진 절차가 4개월 이상 단축될 전망이다.

　또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려면 시ㆍ군 도시계획위원회 자문과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해제 절차를 일원화해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서만 해제를 결정하도록 했다. 이 또한 2개월 이상 추진절차 단축이 기대된다.

　아울러 지금까지는 4차로 도로에 의해 단절된 1만㎡ 미만 개발제한구역에 대해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2차로에 의해 단절된 1만㎡ 미만 개발제한구역도 필요성이 낮은 경우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