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면 시행되는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 개편되나

　1회 교육에서 주기적 재교육으로 전환…교육 비용은 별도 기금으로 충당

　올해 12월 모든 건설현장에 도입되는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이 일회성 교육에 그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기초안전보건교육에 필요한 비용 마련을 위해 별도의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1일 고용노동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고용부는 건설근로자가 한 차례만 받으면 되는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일정한 시간을 두고 재교육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은 기초건설안전보건 교육을 모든 건설근로자들이 받도록 해 건설재해를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2012년 1000억원 이상 건설현장에 처음 도입됐다.

　이후 대상 공사가 점차 확대돼 이달부터는 3억원 이상 공사현장까지 적용되며, 올해 12월부터는 모든 건설현장에서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기초안전보건교육은 건설근로자가 평생에 단 한 차례만 받으면 되도록 설계돼 있어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교육받은 내용은 점차 잊혀지기 마련”이라며 “건설현장 안전은 근로자들의 인식개선도 중요한 문제인 만큼 주기적으로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 마련에 들어갔다.

　현재 고용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기초안전보건교육의 개편 방향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우선은 기초안전보건교육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이 우선”이라며 “그 이후 교육을 어느 정도 주기로 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재교육을 한다면 교육 내용은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주기적 교육으로 전환할 경우를 대비해 별도의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검토에도 착수했다.

　고용부는 사용자와 근로자단체와 함께 물밑에서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초안전보건교육 개편과 교육 비용 조성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기초안전보건교육의 실효성을 분석하는 작업과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안전보건교육 재편 핵심은 재원 마련

　건설업계 차원 안전 기금 마련 논의 탄력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주기적 교육을 전환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교육 비용이다.

　건설근로자의 기초안전보건교육 비용은 산업안전보건관리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사업주가 이미 교육을 받은 근로자를 고용하기를 원하면서 개별 근로자가 자비를 교육을 받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런 일은 소규모 건설현장일수록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은 현장일수록 신규로 들어오는 근로자 수가 적어 사업주 입장에서는 이들에게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기를 꺼려한다”면서 “이 때문에 되도록이면 교육을 받은 근로자를 원하게 되고, 교육을 받지 않은 근로자들은 일감을 구하기 위해 자기 돈을 들여 기초안전보건교육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주기적으로 재교육을 받도록 하면 건설근로자의 부담을 더 늘리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가 별도의 교육 재원을 마련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개별 근로자에게 교육에 따른 재정 부담을 전가하지 않으려면 정부든 건설업계든 별도의 재원을 마련해 사업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건설근로자에게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전가하기 않고 주기적으로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건설업계가 됐든 정부가 됐든 별도의 기금을 마련해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별도 기금 재원으로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일부를 모으는 방법과 산재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퇴직공제부금을 통해 조정하는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건설업 산재예방 활동을 위해 기금 마련이 필요하다는 논의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부분이지만 이번 기초안전보건교육 재편 논의를 계기로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본지 2월 17일자 1, 3면 참조>

　건설업계에서는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위한 별도의 기금 조성이 건설업 산재 예방 활동의 큰 틀을 변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은 기초안전보건교육 비용으로 사용되겠지만 추후에는 건설산업 차원의 산재예방 활동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초안전보건교육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다만, 정부나 건설업계에서 별도의 돈을 모아서 관리하는 일이 쉽게 결론이 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