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탓…PQ후 2단계 검토 업체도 증가

　대규모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건설업계의 자체적인 수익성 심사가 점점 더 깐깐해지고 있다.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이후에 다시한번 수익성을 따져 최종 참가여부를 결정하는 건설사도 늘어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다수의 건설사들이 기술형입찰 참가를 위한 전초작업인 합동사무실 개설이나 설계 및 제안용역 계약 등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3년전만에 해도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나 기술제안입찰 등을 포함, 대규모 기술형입찰의 경우에는 입찰공고보다도 앞서 합사를 개설하거나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경쟁사들보다 발빠른 설계에 착수하고 보다 경쟁력있는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수주확률을 높이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계속된 시공적자 등으로 공사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업계는 이같은 사전준비 대신, 최대한 손실을 피하는 쪽으로 전략을 급선회했다.

　공사 수익성을 분석, 검토하는데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겠다는 뜻으로, 어느새 입찰공고 이전 합사를 열어 용역에 착수하는 사례는 사실상 사라진지 오래다.

　여기에는 한 푼의 사전준비 비용이라도 아끼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건설사의 경우에는 입찰서 제출까지 2단계에 걸친 자체 심사분석회의를 통해 최종 입찰참가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고 후 자체 투자심사분석 회의를 통해 일단 PQ 제출 여부만 결정하고, PQ심사가 이후 경쟁상황과 예상 투찰률 및 낙찰률 등을 고려해 다시 한번 검토과정을 거쳐 입찰서 제출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PQ 제출 후 입찰 불참으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저가 출혈경쟁이 우려되거나 낙찰률이 당초 예상보다 하락할 소지가 있다면 과감히 입찰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최근 집행되고 있는 대형공사 입찰을 보면, PQ접수 직전까지 참가의사를 가진 업체들의 윤곽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고, 정상적인 PQ 이후 입찰서 제출과정에서 유찰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대형건설사인 A사 관계자는 “공사 수익성 악화로 인한 건설사들의 피해가 심각해, 수주보다는 수익 또는 손실규모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이제는 적정공사비나 원가검토 뿐 아니라 경쟁상황과 예상 낙찰률에 따른 수익성 검토 및 분석도 실시한 후 최종 입찰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깐깐한 심사는 중견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물량확보가 시급하지만, 같은 규모의 손실이라면 그 충격과 파장도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견업체 B사 관계자는 “과거 내부 투자심사는 형식적인 것이 사실이었지만, 최근 심사는 관련 업무 담당이 모두 참석해 토론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며 “자칫 무리한 수주로 인해 손실과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당사자에게 돌아간다는 분위기도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