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 분리발주 논란 ‘뜨거운 감자’

안행위 ‘여객선 침몰사건’으로 공청회 취소, 끝장토론 무산
‘소방시설업계 특혜 의혹’ 둘러싼 공론의 장 ‘덩달아 침몰’

건설업계와 소방방재청간 오랜 쟁점인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허용 논란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소방분리발주 입법 노력은 2003년부터 수차례 추진돼 왔다. 그러나 그 부작용과 문제점이 지적되어와 재차 폐기됐다. 그 과정에서 국회가 새로 구성될 때마다 상정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목소리와 함께 ‘소방시설업계 특혜 의혹’이 대두됐다.
2013년 4월 이명수ㆍ서병수 새누리당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논란을 재점화시켰고, 그해 1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건설업계가 강력하게 반대해 계류됐다.
그러나 올해 2월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다시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지난 3월 개정안 심의를 보류하면서 4월중 공청회 개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어 4월 10일 전체회의에서 ‘개정안 심의를 위한 공청회 개최’를 의결했다. 그러나 4월 17일 ‘공청회 취소 문자’가 관계자들에게 전달됐다.
이와 관련 국회 관계자는 “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으로 안행위는 전담 위원회로서 국가적 사안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공청회를 취소했다”며, “재개는 여야가 논의해 결정하겠지만 법안 상정 후는 의미가 없으므로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가 소방분리발주를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방재ㆍ소화 및 피난을 위한 각종 시설의 유기적 연계시공 없이는 재난방지 시스템의 제 기능 발휘 곤란 ▷공종간 간섭으로 시공차질 초래 및 시설품질 저하 ▷부실 및 사고발생시 책임소재 규명 논란과 하자보수 지연 ▷불필요한 행정 및 사업비 증가로 국민세금 낭비 초래 ▷헌법상 보장된 발주자의 선택권을 부당하게 재한하고, 실효성 없는 처벌규정으로 잠재적 범죄자만 양성 ▷중소 전문소방공사 업체들의 수주감소로 소방공사업체간 양극화 심화 ▷산업부문간 융합과 창조경제를 강조하며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정부시책에도 역행 ▷선진 외국의 경우에도 소방공사 분리발주를 의무화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음 등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를 의무화하지 않아도 ‘하도급계약의 적정성 심사’ 등 건전한 하도급 환경조성을 위한 제도개선 대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방방재청은 “소방시설공사는 전문성과 특수성으로 건설공사에 포함되지 않으며 설계ㆍ감리가 분리돼 있어 오히려 책임시공이 가능하고 하자책임이 명확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공청회는 단순한 공청회 이상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소방분리발주 무한 상정’이라는 고리를 끊을 끝장토론을 기대하며 건설 및 소방업계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던 만큼 더 많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