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련 학계와 기술자 단체들이 소방시설공사의 발주제도 개선을 호소하고 나섰다.

전국대학소방학과 교수협의회와 한국소방기술사회, 한국소방기술인협회는 19일 소방공사 발주제도 개선 호소문을 발표하고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관련단체들은 호소문에서 “국민 안전을 지키는 소방시설이 발주금액 절반수준의 저가 하도급으로 인해 부실공사로 내몰리고 있다”며 “근원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불합리한 소방공사 발주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소방공사는 건설공사에 포함돼 일괄발주하면서 실제 시공을 하는 소방공사업체는 입찰참여 기회도 없이 저가하청에 시달리고 있다”며 “소방공사를 함께 도급받은 건설업체는 대부분 직접 시공하지 않고 하도급하면서 공사금액을 후려쳐, 실제 시공하는 소방업체는 발주금액의 절반수준으로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해 품질 낮은 소방시설은 오래가지 못해 오동작을 하거나 잦은 고장을 일으켜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화재발생시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단체들은 호소문을 통해 소방시설이라는 특수공종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소방과 전기, 정보통신, 문화재수리 공사는 건설공사에 해당되지 않는 특수한 공종으로 분류됨에도 소방공사를 제외한 3개 공사는 40년전부터 분리발주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단체들은 “소방시설공사를 분리발주 하더라도 현재처럼 건설업체 등 누구나 소방면허만 갖추면 입찰에 참여해 소방공사를 수행할 수 있다”며 “이제 더 이상 부실공사로 내몰리는 소방시설에 우리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맡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단체 관계자는 “더 이상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소방시설이 부실공사로 내몰려 애먼 국민이 매번 피해를 입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반드시 소방공사의 저가하도급 병폐를 뿌리 뽑아 국민의 안전한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발주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소문을 발표한 전국대학소방학과 교수협의회는 전국 소방관련 학과 교수 650명이 소속되어 있으며 한국소방기술사회는 700여 명의 소방기술사, 한국소방기술인협회에는 16만 여명의 소방기술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하는 19일 관련단체들이 채택한 호소문의 전문이다.

- 소방공사 발주제도 개선 호소문 -

소방시설 부실공사 방지를 위해 발주제도 개선을 호소합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시설이 발주금액 절반수준의 저가 하도급으로 인하여 부실공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근원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불합리한 소방공사 발주제도 개선을 호소 드립니다.

□ 현재, 소방공사를 건설공사에 포함하여 일괄발주하므로써 실제 시공하는 소방공사업체는 입찰참여 기회도 없이 저가하청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소방공사를 함께 도급받은 건설업체는 대부분 직접 시공하지 않고 하도급하면서 공사금액을 후려쳐, 실제 시공하는 소방업체는 발주금액의 절반수준으로 공사를 하고 있어 부실공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 따라서, 품질 낮은 소방시설은 오래가지 못하고 오동작 하거나 잦은 고장으로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화재발생시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고 있습니다.

□ 건설공사에 포함되지 않는 4개업종 중 소방공사만 분리발주를 못하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습니다.

- 건설산업기본법(제2조)에서 소방, 전기, 정보통신, 문화재수리 공사는 건설공사에 해당되지 않는 특수공종(工種)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 이에 따라 3개 공사는 40년 전부터 건설공사와 분리발주하여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품질 좋은 시설을 시공을 하고 있는데, 소방공사만 분리발주를 못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위배입니다.

□ 분리발주 하더라도 현재처럼 건설업체 등 누구나 소방면허만 갖추면 입찰에 참여하여 소방공사를 할 수 있습니다.

- 소방공사를 분리발주하면 하도급을 할 수 없고, 직접 공사하여야 하므로 불공정 저가계약 등 하도급병폐는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 특히, 실제 시공하는 소방업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건설업체와 종속관계가 아닌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져 소방시설의 품질이 향상됩니다.

□ 이제 더 이상, 부실공사로 내몰리는 소방시설에 우리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 지금까지 소방공사를 하도급하면서 챙겨온 부당이득 중간마진이, 앞으로는 품질 좋은 소방시설을 설치하는데 쓰여져야 합니다.

- 저가 하도급의 병폐를 뿌리 뽑아 국민의 안전한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소방공사 분리발주를 위한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개정안」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2014. 3. 19.

전국대학 소방학과 교수 협의회
사단법인 한국소방기술사회
사단법인 한국소방기술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