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공사 분할발주 및 의무공동도급 확대도

　지역중소건설사들이 수익성 악화 및 경영난의 주범으로 실적공사비를 지목, 하루빨리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발주자마다 시장가격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단가를 적용하면서, 업계는 시공적자 누적으로 인한 경영난과 더불어 협력사 및 근로자 관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26일 지역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방중소건설사의 수익성을 제고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실과 괴리된 실적공사비제부터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을 비롯해 건설경기의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긴 하나, 공공공사의 경우 현행 실적공사비제 하에선 공사를 수주해도 적자시공이 피할 수 없어 지역중소업체의 생존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충남지역 A건설사 대표는 “업계의 낙찰률을 기준으로 해마다 단계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실적공사비제로 인해, 공동도급으로 수주한 공사마다 적자를 보고 있다”며 “대형사들은 해외수주 등 여러 방식으로 이런 손실을 만회할 수 있지만 중소업체인 지역사는 곧바로 경영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로 성토했다.

　B사 대표 역시 “실적공사비 적용비율이 높은 공사에 참여했다가 큰 손실을 보면서, 여러 협력업체들을 잃었고 근로자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며 “실적공사비를 폐지하지 않으면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경제활성화는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에는 원도급사인 종합건설업체뿐 아니라 협력사로 참여하는 전문건설업체나 현장근로자들도 실적공사비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전지역 C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실적단가는 시장가격에 크게 못미쳐 원도급사와는 물론, 기술자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예산절감을 위해 이를 고집한다면, 부실시공이나 안전사고 등 심각한 후폭풍이 불어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이유로 대한건설협회 충남도회ㆍ세종시회(회장 박해상)의 경우에는 지역중소업체뿐 아니라 대형사까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실적공사비제의 폐단을 분석해 정부 및 국회에 폐지를 강력히 건의할 방침이다.

　지역건설업계에서는 실적공사비 폐지와 더불어 대형공사 분할발주와 합리적 의무공동도급 확대도 시급하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실적공사비가 품질 및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면, 분할발주 및 공동도급 확대와 같이 지역사들에게 안정적인 사업물량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병행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안전한 현장관리와 품질제고를 위해 우선 실적공사비를 폐지해야 하며, 정부의 예산절감과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대형공사 분할발주와 지역사 공동도급 확대를 통해 중소업체들에게 안정적인 일감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ㆍ세종시회는 이와 관련해서도 충남도 및 한국전력, 농어촌공사 등에 분할발주 및 지역의무공동도급 확대를 건의했고, 지자체 및 발주자들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