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청사 신증축 민자사업 추진도 표류 불가피

　민간투자시장의 한가닥 희망으로 여겨졌던 BTL(임대형민간투자)사업에 대한 민간제안 허용이 또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공공청사 신개축 민자사업 적용여부도 당분간 확정되기 어려워, 시장의 침체기는 점점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회기반시설에대한민간투자법’개정안이 이달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소위를 열어 동 법안에 대해 논의를 하긴 했으나 이내 다른 문제로 위원회 자체가 일정을 중단, 논의의 진전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후 소위 일정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국회 관계자는 “남은 일정상 조세특례제한법을 제외한 여타 법률안에 대해서 논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상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어려울 것이란 뜻이다.

　동 법안은 지난해 11월 이한구 의원(새누리당)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BTL의 민간부문 사업제안을 허용하고 공공기관 건물에 민간투자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지난해 7월 정부가 먼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민간투자 활성화대책을 내놓은 바 있어, 업계는 무난한 제도화를 기대했다. 일부 건설사와 엔지니어링, 설계사의 경우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제안사업 발굴에 나서 준비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또 몇몇 지자체의 경우에도 숙원사업을 중심으로 민간의 제안을 적극 수용할 뜻을 비추는 등 민자시장 전반에 새로운 모멘텀이 마련되는듯 했다.

　하지만 연말 국회에서는 국세청 등 몇몇 공공기관이 아직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민자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부터 편성했다는 절차상 하자 또는 위법 논란이 일었다. 그 여파로 동 법안 역시 처리되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실 업계는 법안 자체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고 정부의 민간자본 유치 확대 의지도 분명해, 2월 임시국회에서는 통과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막바지 일정만 남긴 이달 임시국회에서도 동 법안의 처리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지자, 관련 업계는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 정책으로 공표한 사항에 관해서도 정부와 국회가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사업자만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오는 6월에는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는 터라, 법안 처리는 하반기에나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정부 활성화대책이 나온지 벌써 7개월이 지났고, 관련 설명회나 토론회도 수차례 했는데 1년이 다되도록 가장 기초적인 후속조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더욱이 지방선거라는 큰 이슈를 앞둔 국회가 과연 다시 이 법안을 쳐다 볼지도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 사업자 입장에서, 정부는 무능력하고 국회는 딴지만 걸고 있는 모양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