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식품클러스터 산단공사 “지역업체 외면”

실적제한으로 전북업체 98% 입찰 못해…“운영의 묘 아쉽다”

　건설공사 실적으로 입찰참가를 제한하는 것은 객관적이면서도 적법한 계약절차다. 그러나 지역 발주기관의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때로는 해당지역 건설업체들에게 입찰참여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생긴다.

　전북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지역본부는 최근 추정가격 65억원 규모의‘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를 적격심사 방식으로 발주하면서 입찰참가자격으로 ‘동일한 종류의 단지조성공사 실적’을 적용했다.

　만약 적격심사기준 가운데 ‘단지조성공사 또는 실적보유자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경우 이외의 방법’을 적용했다면, 전북에서만 77개 건설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동일한 종류의 단지조성공사 실적’ 요건 때문에 10개 정도만 참가자격을 얻게 됐다는 게 지역업계 분석이다. 입찰참가자격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없었던 탓에 지역 내 480개 종합건설사 가운데 2.1%만 입찰기회를 얻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수한 기술이나 공법이 필요하지 않은 산업단지 조성공사의 경우 대다수 발주기관들은 장기간 물량 축소에 따른 업계의 어려운 형편을 감안해 실적제한 이외의 방식으로 평가하고 있다”며“LH 전북본부가 시장여건이나 지역업계 형편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또다른 지역업계 관계자도 “현행 국가계약법 상에서도 제한경쟁입찰에 필요한 제한기준을 결정할 때, 당해공사와 같은 종류의 공사실적 이외에도 추정가격 2배 이내의 시공능력평가액으로 제한할 수 있다”며 “전국적으로 실적업체가 소수에 불과한 시공실적으로 제한한 것은 극심한 물량난에 처한 지역업계 실정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와 관련,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는 최근 LH 전북지역본부에 건의서를 제출하며 “물량난에 처한 지역업계 보호ㆍ육성을 위해 다수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격심사 평가기준 규모를 탄력적으로 완화해 입찰공고를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 관계자는 “국가계약법령에 따르면 발주기관이 제한경쟁입찰을 진행할 때 공사 난이도와 규모의 대소 뿐 아니라 실적업체 수급상황도 적정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보다 유연한 제도 운영의 묘를 발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는 19일 오전 11시에 입찰서를 마감해 곧바로 개찰이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