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준설공사의 입찰 기준을 두고 논란이다. 준설공사가 드물게 나오는 상황에서 입찰 참여게 필요한 실적을 확보하기 어려운 회사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추정가격 550억원 규모의 마산항 진입공사 준설공사 입찰이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는 700억원 규모의 부산신항 준설공사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보기 드물게 대규모 준설공사가 잇따라 등장할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준설공사가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입찰 참가에 필요한 실적이 턱없이 부족한 업체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준설업체 수는 36개사 정도. 이 가운데 마산항 준설공사의 사전입찰참가자격심사(PQ)에 통과할 수 있는 준설실적을 확보한 업체 수는 6~8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가 준설공사의 경우 최근 5년 실적에 보정계수 0.43을 적용해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데 마산항 준설의 경우 최근 5년 실적이 900억원이 넘어야 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면서 “100억원 이상 준설공사가 1년에 1~2건 나오는 상황에서 실적 기준을 맞추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있을 부산신항 준설공사는 공사 금액이 700억원으로 더 크기 때문에 현재 기준대로라면 5개 업체 정도만 PQ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보정계수를 조경공사 수준(0.23)으로 낮추거나 5년으로 돼 있는 실적 인정 기준으로 10년 등으로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금도 문제지만 지금처럼 실적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면 앞으로 있을 준설공사에 참여 가능한 업체 수는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업체들의 입찰 참여 기회 보장 차원에서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

　반면 지나친 입찰 참가 기준 완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적정 숫자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면서 “최저가 준설공사의 경우 안 그대로 실행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입찰 참여 업체 수를 무작정 늘리면 저가 투찰만 조장하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자 조달청은 현재 기준이 적정한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마산항 준설공사의 경우 입찰 참가 가능 업체가 20% 정도 되는 만큼 현재 기준이 과도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면서 “부산신항 등 앞으로 있을 준설공사에서 입찰 참가 업체가 더 줄어든다면 기준 완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준설공사 실적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나오는 논란”이라며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조달청도 입찰 참여 기준을 완화해 왔던 만큼 추후에 입찰 기준이 다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