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해외 플랜트 시장 정조준

　중동 발주 물량 확대…경쟁력 가장 높아

　최근 해외 플랜트 공사의 수익률 저하로 곤욕을 겪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플랜트 시장을 다시 정조준하고 있다.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플랜트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플랜트 수주 비중이 70% 대에 육박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 플랜트 수주 전망액은 497억달러 가량이다. 지난해와 2012년 각각 국내 건설업계가 396억달러와 395억달러 규모의 해외 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것과 비교해 100억달러 이상 높은 금액이며, 18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니트연합(UAE) 원전 수주로 플랜트 수주액이 572억달러에 달했던 2010년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의 금액이다.

　최근 중동지역 플랜트 건설 시장은 발주 물량 감소와 국내 건설사들의 과당 경쟁이 맞물리면서 수주량과 수익성 모두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2009년 207억달러에 달했던 중동지역 화공플랜트 수주액은 지난해에는 6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특히 2009년부터 중동 지역에서 수주한 플랜트 현장에서 대규모 부실이 생기면서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 등 일부 대형건설사들이 어닝쇼크에 시달렸다. 그 결과 GS건설이 지난해 매출액에서 플랜트 공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년에 비해 15% 가량 줄어드는 등 대형건설사들의 플랜트 매출액 비중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 플랜트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건설 물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 때문이다. 당장 120억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CFP(Clean Fuel Project)의 낙찰자가 상반기 중에 결정될 예정이며, 140억달러 규모의 NRP(New Refinery Project) 발주도 올해로 예정돼 있는 등 대형 플랜트 건설 입찰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최근에도 한화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원 규모의 화공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등 중동지역 플랜트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내 건설사들 대부분이 토목이나 건축에 비해 플랜트 공종 경쟁력이 아직은 높기 때문인 점도 플랜트 수주 비중을 다시 늘리려는 이유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해외건설 외화가득률은 31%인데 플랜트 공종의 외화가득률은 이보다 높은 41%로 나타났다. 토목과 건축의 외화가득률이 각각 6%와 20%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국내 건설사들의 강점을 보이는 해외 건설 공종은 플랜트라는 셈이다.

　해건협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다른 공종보다 플랜트 공종에서 경쟁력이 있다”면서 “저가 수주를 하지 않는다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공종도 플랜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