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 분야의 해외시장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진출이 늘어나면서 해외수주액도 국내 주요 수출품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낮은 외화가득률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한국은행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서비스 수지는 151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06년 건설서비스 수지가 56억900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00억달러가량 흑자 규모가 늘어났다. 운송서비스(80억1000만달러)나 금융서비스(26억9000만달러) 등 다른 업종의 서비스 수지와 비교해도 건설서비스 수지가 월등히 높다.

　특히 세계 수출시장에서 건설서비스의 수출경쟁력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특정 상품의 비교 우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현시비교우위지수를 보면, 2012년 건설서비스는 7.7을 기록했다. 2006년 5.2를 기록한 건설서비스의 현시비교우위지수는 이후 꾸준히 상승해 왔다. 현시비교우위지수는 1보다 낮으면 세계 시장에서 수출경쟁력이 없고, 1보다 높으면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건설서비스의 현시비교우위지수가 7.7이라는 것은 그만큼 해외시장에서 국내 건설서비스의 경쟁력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운송서비스의 현시비교우위지수는 1.81이었고 금융은 0.42, 지적재산권은 0.47이었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서비스 수출은 전체 서비스 수출의 17%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면서 “수출경쟁력을 나타내는 현시비교우위지수도 최근 해외건설 수주 증가로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무역특화지수도 건설서비스 분야는 여타 산업에 비해 높다.

　무역특화지수는 0을 기준으로 1이면 수입이 전혀 없고 수출만 있는 완전 수출특화 상태이며, -1이면 수출은 없고 수입만 있는 완전 수입특화 상태를 의미한다.

　지난해 건설서비스 분야의 무역특화지수는 0.66으로 금융(0.59)이나 운송(0.12) 등에 비해 수출특화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서비스의 수출경쟁력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해외건설 수주액은 반도체나 석유화학 등 다른 수출 품목의 수출액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은 649억달러로 반도체(571억달러), 석유제품(527억달러), 자동차(486억달러)보다 크게 높았다.

　다만, 다른 수출 산업에 비해 낮은 해외건설 외화가득률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해외건설 외화가득률은 31%다. 해외건설로 100원을 번다면 국내로 들어오는 돈은 31원뿐인 셈이다. 이는 반도체(40~50%)나 자동차(70~80%)의 외화가득률보다 낮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인력이나 장비, 자재를 현지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해외건설로 인한 국내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